[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정부가 내년 세외수입 중 벌금과 과징금·과태료 수입을 10% 이상 늘려잡았다. 법무부와 경찰·공정거래위원회의 불법행위 단속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13년도 예산안에서 일반회계 세외수입 중 벌금·과태료·몰수금 수입을 3조6601억원으로 편성했다. 올해 관련 예산(3조2665억원)과 견주면 12%(3936억원)나 많은 금액이다. 전년대비 증가율이 2.2%에 그쳤던 올해와 비교하면 증가폭이 크다.
벌금·과태료·몰수금 수입이 큰 부처는 법무부와 경찰청·공정위 정도다. 법무부는 내년도 관련 수입을 올해 1조8342억원에서 1조8682억원으로 1.9%(340억원) 늘려 잡았다. 항목별로는 벌금과 과태료 수입으로 1조7947억원, 몰수금과 추징금 수입으로 619억원, 과태료 수입으로 116억원이 걷힐 것으로 예상했다.
경찰청도 과태료 수입을 올해 8987억원에서 내년 9980억원으로 11.0%(993억원) 늘린다는 계획이다. 경찰의 과태료 수입은 대부분 차량 속도나 신호위반 단속 과정에서 나온다. 도로교통법과 경범죄 처벌법 위반에 따른 범칙금도 여기에 포함된다. 내년에는 주행 중 꼬리물기나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 등에 대한 단속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기업간 담합 사건에 많게는 수 천억원대의 과징금을 물리는 공정위 역시 내년 과징금 수입을 크게 늘려 잡았다. 공정위가 예상하는 내년도 과징금 수입은 6042억원. 올해 예산 4035억원의 50%(2800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공정위의 과징금 수입 확대 전망은 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불공정 행위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돼서다. 공정위는 지난 6월 4대강 건설 공사 입찰 담합 혐의로 8개 건설사에 1115억원의 과징금을 물리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세외수입 전망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억지로 균형재정에 가까운 장부를 쓰려다보니 이루기 어려운 목표를 설정했다는 비판이다.
정부의 균형재정 목표가 현실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던 국회 예산정책처는 "매년 수납률이 떨어지는 최근의 추세를 고려하면 내년도 법무부의 세외수입은 1500억원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2009년 94.6%에 이르던 법무부의 벌금과 과태료 수납률이 이듬해 80.3%로 떨어지고, 지난해엔 75.3%까지 줄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예산정책처는 "법무부의 올해 수납률 역시 67.5%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연미 기자 chan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