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중국 제조업체들의 공정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인력난과 임금상승에 직면한 기업들이 산업용 로봇 도입에 나서면서 중국 내 저임금 일자리가 점점 사라져갈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제조업체들의 자동화 로봇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컨베이너 벨트에서 노동자들이 부품을 조립하던 공장에서 로봇들이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제조업체들의 이같은 변화는 중국 내 인력 부족때문이다. 30년간 지속된 중국의 한자녀 정책으로 젊은 인력을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청년들은 힘든 제조업을 피해 서비스업 일자리를 선호하는 상황이다.
중국의 고령화로 인력 부족이 점점 심각해질 것이란 점도 문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중국내 14세 이하 인구는 10년 전에 비해 20%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제조업체들은 적극적인 자동화로 인력부족에 대응하고 있다. 자동차와 같은 중장비 공업에 쓰이던 산업용 로봇이 전자업체에서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애플의 하청업체인 폭스콘은 지난해 생산라인 자동화 방침을 밝혔다. 폭스콘은 3년 안에 생산라인에 배치되는 산업용 로봇수를 현재 근로자 수와 같은 100만대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집약적이라고 일컬어지는 섬유업체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섬유업체인 마일로 니트웨어는 산업용 로봇을 들여오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이 공장에 있는 150명의 노동자들은 스웨터 제조와 마감 다림질을 포함한 공정들을 로봇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장난감 제조업체인 메이청그룹은 자동화로 인력 감축에 성공했다. 2010년 1만2000명이 일하던 이 그룹은 지난해 1만명으로 인력을 줄였다. 업체 관계자는 "올해 인력을 8500명까지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찍 자동화를 진행한 제조업체들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오디오 부품을 생산하는 AAC테크놀로지는 150명의 인력으로 하루 150만개의 부품을 생산한다. 그러나 완전 자동화된 공정에서는 단 두 명으로 같은 양의 부품을 생산할 수 있다.
반면 자동화에 나서지 못해 문을 닫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FT는 중국 남부의 제조업체들이 낮은 이익률과 투자자금 부족으로 문을 닫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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