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당초 특검은 수용하겠지만 법 조항에 문제가 있다며 법안 공포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대선을 앞둔 정치적 상황과 국민 여론, 여야 합의 처리 등을 의식해 전격 수용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 18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 법안을 심의했지만 위헌성 및 법적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심의가 보류됐었다. 특히 법무부가 "특별검사의 추천권을 야당이 갖게 돼 중립성이 의심되며 수사공정성ㆍ적법 절차의 원칙ㆍ권력 분립의 원칙ㆍ피고발의 평등권 보장ㆍ공정한 수사 및 재판을 받을 권리 등에 위배된다"며 재의요구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러자 이 대통령이 자신과 직결된 문제라 특검을 받지 않으려고 법안 처리를 미룬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청와대 측은 특검의 취지 등엔 동의하고 있으나 법적 문제가 있는 조항을 수용해 전례를 만드는 것이 과연 적절한 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반박했었다.
이번 특검법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돼 공포됨에 따라 조만간 민주통합당이 임명하는 특별검사가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구입 과정에 대한 조사를 벌이게 됐다.
이 법은 민주통합당이 10년 이상 판사ㆍ검사ㆍ변호사직에 있던 법조인 중 2명을 이 대통령에게 추천하도록 돼 있다. 이 대통령은 이중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하게 된다.
임명된 특검은 준비 기간(10일)을 거친 뒤 최대 45일(기본 30일에 1회 한해 15일 연장 가능)까지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수사 대상은 우선 이명박 정부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과 관련된 배임 혐의다. 이 대통령이 퇴임 이후 거처할 저택과 경호시설을 위해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부지 총 9필지(대지면적 총2605.13㎡)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업무상 배임을 저질렀는지 여부가 핵심이다.
이와 관련 내곡동 부지 매입에 들어간 총비용은 54억으로, 청와대는 42억8000만원을, 시형 씨는 11억 2000만원을 각각 부담했다. 이 과정에서 시형씨가 공시지가와 지분비율 등을 고려할 경우 19억 9007억원을 부담해야 했는데 청와대 측이 과도하게 부담해 시형씨가 6~8억 억원의 시세 차익을 봤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 등이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등기법을 위반했는지, 검찰이 수사를 하면서 은폐·축소했는지 여부도 조사 대상이다.
민주당은 대검찰청 강력부장 출신의 조승식 변호사(사시 19회) 등을 특검 후보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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