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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창가 여성 "저 손님 성폭행범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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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장촌 철거안 나오자 업주들 반발 … "생계형 성매매 대책 마련해 달라"

사창가 여성 "저 손님 성폭행범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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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인류사에 성매매가 없었던 때가 어딨습니까? 억지로 없애려고 하면 풍선효과만 생겨요. 성매매법 생긴 후에요? 온동네가 섹스천국이 됐어요. 큰 빌딩만 가면 다 할 수 있어요."


서울 지하철 4호선 길음역 10번 출구. 뼈다귀 해장국집과 자장면집 사이의 골목으로 색색의 가림막이 너울거렸다. '청소년 통행금지구역'라고 쓰인 노란색 간판이 먼저 눈에 띈다.

지난 12일 저녁, 소위 '미아리 텍사스촌'으로 불리는 하월곡동 집창촌에서 만난 성매매 업주 대표 유태봉 씨는 불만을 넘어 격양된 심정을 토로했다. 그의 주장은 크게 두 가지였다. 성매매업에 종사하던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생계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것과 집장촌을 없애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내용이었다.


최근 서울시가 2014년까지 이곳에 남아 있는 140여개 성매매 업소를 철거하고 복합주거단지로 재개발하겠다는 계획안을 내놓은 후 이같은 목소리는 더 커졌다.

유씨는 굳은 표정으로 "생존권이 걸린 문제인 만큼 가만히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심 속으로 파고든 각종 변태 성매매 업소들은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며 "최근 늘고 있는 성폭력 사고도 성매매를 금지시켜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질타했다.


사창가 여성 "저 손님 성폭행범이네" ▲ '미아리 텍사스촌'으로 불리는 서울 하월곡동 집장촌 입구


어느 허름한 사무실에서 성매매 종사자인 이현정(가명·31)씨를 만났다. 이씨는 가슴골이 훤히 보이는 파란색 브이넥 원피스를 입고 약속 장소에 나타났다. 화장기 없는 피부는 주근깨가 가득했고 눈밑 주름은 넓고 깊었다. 그녀는 과거 룸살롱에 나가 손님들의 술시중을 들었지만 술을 잘 마시지 못해 결국 미아리 텍사스촌으로 들어왔다고 했다.


이씨는 집장촌 철거 계획을 잘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이곳은 때리는 손님이 있으면 삼촌(업주)들이 쫓아내고 이모(마담)가 살뜰히 챙겨주기 때문에 오히려 룸(룸살롱)보다 낫다"면서 "철거되면 일하는 여자들만 힘들어질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는 4년제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했다. 2년 동안 학원강사로 일하다가 잠깐 은행에 다니기도 했다. 가족 몰래 성매매를 시작한 것은 '빚' 때문이다.


"아버지 사업이 쫄딱 망해서 야반도주하듯 갑작스레 서울로 올라왔어요. 뿔뿔이 흩어져 살게 된 마당에 엄마가 갑상선암에 걸렸어요. 동생 등록금도 문제였지만 당장 먹을 쌀 살 돈도 없었어요."


이씨는 "가진 것 하나 없이 빚까지 진 사람은 시급 4500원이나 학원월급 150만원으론 못산다"고 말했다. 명문대에 다니는 그녀의 동생은 지금껏 휴학을 4번이나 했다. 그녀가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동생이 서른살을 넘어서야 간신히 대학을 졸업할 수 있다고 걱정을 했다.


그녀는 이곳 성매매 여성들이 생계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어떤 사람은 우리 보고 벤츠 타고 루이비통 사려고 저러냐며 손가락질 하지만, 그건 룸살롱에서나 그렇지 미아리는 아니에요. 여기 있는 여자들, 알고 보면 사연 많은 생계부양자들이에요."


급증하고 있는 성폭행 범죄와 성매매특별법을 연관짓기도 했다. "우리끼리도 나가는 손님 보면서 '저거 하는 짓거리 보면 성폭행범 같다'고 말해요. 그런 사람들, 여기 와서 성욕 해소하는 게 낫지 어린애들한테 정신나간 짓하고 그러면 오히려 더 안좋지 않나요?"


그나마 요즘엔 경기 불황으로 손님들 발걸음도 뜸해졌다. 이씨는 "이 일이 나 자신에게 떳떳할 수 없다는 건 안다"며 "그래도 빚을 다 갚을 때까지만 이곳에서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고개를 떨궜다.




구채은 기자 faktu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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