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시기·국내가격·특허소송'이 관건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권해영 기자]초대형 허리케인이냐, 찻잔 속의 태풍이냐.
12일(현지시간) 애플 아이폰5가 미국서 공개되면서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의 갤럭시 노트2와 LG전자의 옵티머스 G 등 대작들과 한판 승부를 예고하면서 벌써부터 '가을 혈전'의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시장에는 언제 출시될지, 가격은 어느 정도일지가 관심거리다. 삼성이 특허 소송을 벼르고 있는 것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0월 LTE 출시 관건 = 아이폰5 성공 여부는 빠른 시일 내에 롱텀에볼루션(LTE) 버전으로 국내에 선보이냐에 달려 있다. 국내에는 이미 LTE 가입자가 700만명을 넘어섰다. LTE에 대한 수요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LTE 주파수는 애플이 LTE 주파수 별로 3개 모델을 출시하면서 말끔히 해결됐다. 그중 세 번째 모델인 'A1429(GSM 모델)'에 SK텔레콤의 800MHz, KT의 1800MHz를 지원해 장애는 사라졌다.
다만 시기가 문제다. 업계에선 10월 중 SK텔레콤과 KT가 동시에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폰 시리즈의 한국 출시 시기는 한달 남짓으로 당겨지고 있다.
2009년 아이폰3GS는 181일, 2010년 아이폰4는 102일 걸렸지만 지난해 아이폰4S는 39일 만에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
통신사 관계자는 "국내에서 휴대폰 유통을 위한 전파인증을 받는 데 25일 정도 걸린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르면 10월 중 SK텔레콤과 KT를 통해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음성 통화 방식이 달라 아이폰5을 판매할 수 없다.
◆얼마에 팔릴까 = 아이폰5의 가격경쟁력이 얼마나 있을지도 관건이다. 애플은 자사 휴대폰 판매 시 다른 제조사들처럼 '제조사 장려금'이란 명목으로 이통사에 보조금을 거의 제공하지 않는다.
통신사도 출시 초기에는 '아이폰 출고가 = 아이폰 판매가' 등식이 성립될 정도로 보조금을 거의 싣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출고가에 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인 마지노선이 100만원 정도여서 이 선에서 출고가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워낙 아이폰 브랜드는 이미지로 승부하고 있어 보조금이 대거 투입될 삼성, LG, 팬택 신제품들 사이에서 가격만으로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통신사 2년 약정조건으로 16GB 모델 가격은 199달러, 32GB와 64GB는 하위 모델에 비해 각각 100달러씩 비싼 299달러와 399달러가 책정됐다.
◆삼성과 소송 전쟁 벌어지나 = 삼성전자는 아이폰5가 자사의 LTE 특허를 침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LTE 특허 침해 소송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 법원에서는 3세대(3G) 통신 특허를 인정받는데 사실상 실패한 가운데 LTE 특허를 무기로 분위기를 반전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미 내부적으로 준비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안소송과 함께 일부 국가에서는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할 것으로 관측된다.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별도로 제기하면 즉각적인 피해가 인정될 경우 상대방의 제품 판매 금지가 빠른 시간 내에 가능하다.
다만 국내에서는 본안소송 이외에 아이폰5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법원이 삼성전자의 신청을 받아들여 아이폰5 판매 금지에 나설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5를 구입하려는 소비자의 반발이 우려되고 통신사업자와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어 극단적인 조치까지는 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심나영 기자 sny@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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