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硏 "활용도 8.5% 그쳐, 평균의 절반…보수 성향 탓"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현재 하반기 경력공채를 준비 중입니다. 조만간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해 드리겠습니다!"
"(정장을 입고 면접에 참석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복장에 제한은 없으며, 정장이 아니라고 해서 불이익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정장을 많이 입고 오시더라고요~ 산뜻한 복장으로 면접관들에게 어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채용 관련 내용이 활발하게 오가는 현대자동차의 채용 트위터다. 지원자들이 궁금한 점을 바로 바로 질문하고, 지원 현황도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다.
하반기 채용 시즌에 기업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 SNS를 통해 채용정보를 알리고, 회사와 지원자가 리얼타임으로 소통한다. 하지만 금융회사는 SNS 활용에서 아직 걸음마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이슈분석보고서 '이제 채용도 SNS시대'를 통해 "최근 채용에 SNS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나 산업별, 채널별 이용 현황은 상당한 수준 차이가 있다"며 "금융권의 SNS 활용은 상당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5일 밝혔다.
최근 인크루트가 국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사에 응한 275개사 중 47개(17.1%)가 채용 관련 SNS를 운영 중이다. IT 트렌드에 민감한 전기전자 업종의 경우 19.1%가 SNS를 채용에 활용하고 있었으나, 금융 업종의 경우 8.5%로 평균을 밑돌았다.
실제로 삼성의 경우(@samsungjob) 1만2000여명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고, 채용 기간에는 인사팀 채용그룹 직원 20여명이 트위터를 통해 질의응답을 한다. 현대차(@hyundaijob)는 감각적인 콘텐츠로 구직자들에게 친근감을 유도하고 있으며 SK, LG, CJ, 한화 등 대부분의 주요 대기업이 SNS를 채용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주요 금융그룹의 경우 채용을 전담하는 SNS를 보유한 경우는 없으며, 그룹 공식 SNS를 통해 채용공고를 링크하는 수준의 초보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보수적인 금융업의 특성상 굳이 SNS를 채용에 활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점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해외 금융기업들의 경우 SNS를 채용에 활용하고 있는 경우도 있는 만큼 국내 금융기업들도 잘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하나금융연구소는 분석했다.
아멕스(AMEX)의 경우 SNS를 자사 기업문화와 가치를 홍보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도이치 뱅크(@Deutsche_News)는 직원들이 직접 회사 업무와 생활을 소개해 현장감과 친근감을 높이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한국 채용 문화 특성상 SNS가 오프라인 활동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면서도 "금융회사의 경우 최근 금융회사가 찾고 있는 젊은 인력을 유치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선도적으로 SNS 채용시장을 선점하고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업은 명성 리스크(reputation risk)가 큰 만큼, 파급력이 좋은 SNS를 적용하려면 행동강령과 상시 관리체계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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