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오종탁 기자]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3일 지난 5·12 중앙위원회 폭력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5월 12일 중앙위원회에서 일어난 폭력사태가 많은 당원들과 국민들의 실망을 더했다는 점을 뼈아프게 받아들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5·12 중앙위원회 폭력사태) 그 직후 시작된 저의 침묵과 근신은 그 사태에 대해 최종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에 있던 제가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였다"며 "당시의 사태에 대해 당원들과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의 위기가 빨리 극복되지 못한 배경에는 지난 날 제가 당을 운영하며 쌓이게 된 앙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당을 대표했던 사람으로서 더 폭넓고 깊게 뜻을 모으는데 부족했음을 겸허히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가장 어려운 일 찾아 땀 흘리는 것으로 그간의 상처를 함께 치유해 나가겠다"고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당의 모든 구성원들께 간곡히 호소드린다. 마음을 모아 진실을 바로 보고 단결의 뜻을 모은다면 통합진보당은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며 "하루 빨리 통합진보당을 정상궤도에 올려 2012년 정권교체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이 '대선 출마 하느냐'고 묻자 "통합진보당의 대선 후보는 고통의 자리"라며 "쉬운 일이라면 고민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또 '오늘로서 공식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오늘 브리핑은) 당을 대표했던 사람으로서 공식적으로 (당원과 국민께) 사과드리는 것"이라며 "지난 활동의 마무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시기가 당을 대표하는 사람으로 고통의 과정이었다"면서 "그것을 당원들과 국민들 앞에서 함께 풀고 치유하고픈 마음을 전해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의 대선 도전은 진보진영 내에서 영향력을 극대화시켜 민주통합당과의 야권연대에서 지분을 얻어내겠다는 구당권파의 정치적 계산 아래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당권파가 탈당하면 구당권파가 '이정희 대선 카드'로 당을 정비해 조직의 활로를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일각에서는 대선후보 등록 시 정당에 지급되는 20억원 이상의 국고보조금을 받기 위한 구당권파의 노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선 후보 등록기간인 11월25~26일 정당이 후보를 등록하면 의석수(13명일 경우 28억원)에 따라 선거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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