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특허소송중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한국과 미국에서 1승1패를 기록중인 가운데 향후 전개될 다른 나라의 특허소송 진행사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이번 애플과의 미국 소송에서 미국 배심원제도의 특성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오며 향후 남은 소송에 대한 대응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29일 삼성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새너제이 현지에서 이번 소송을 담당했던 삼성전자 IP(지식재산권)센터와 법무팀 주요 인원들은 지난 27일 전용기 등을 이용해 귀국했다. 미국은 물론 호주, 유럽,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소송이 줄지어 기다리는 만큼 이들은 현재 남은 재판을 준비하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애플이 한국계 변호사 등 전문가 100여명을 고용해 삼성의 내부 문건을 철저하게 분석해 배심원을 공략한 것이 소송의 결정적인 승리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삼성전자 법무팀의 대응 능력도 도마에 올랐다.
삼성전자 법무팀이 전문적인 능력이 떨어지는 미국 배심원들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삼성은 남은 재판에서 각국의 특성에 맞는 소송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은 향후 프랑스, 이탈리아, 호주, 일본 등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 중에서 삼성은 또 다른 주력 시장인 유럽에서 승리를 꼭 가져와야 하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의 유럽시장 스마트폰 점유율은 올해 40%를 넘기는 등 미국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 큰 인기를 끌고 있어 이 지역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다른 지역에 비해 타격이 더 크다.
유럽과 호주의 소송에서는 삼성전자가 애플에 대체적으로 승기를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은 이미 영국과 독일, 네덜란드 등에서 삼성전자의 제품이 애플 제품의 디자인을 도용하지 않았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이에 따라 유럽 다른 나라들과 법원 특성이 비슷한 프랑스, 이탈리아, 호주 등에서도 이같은 판결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유럽 국가들에서 애플의 영향력이 미국 만큼 크지 않다는 것도 긍정적인 면이다. 삼성전자는 남은 소송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결론이 난 판결을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31일 중간판결을 앞두고 있는 일본에서도 삼성에 다소 유리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일본이 디자인 보다는 첨단기술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애플을 상대로 일본 법원에 통신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맞서 애플도 같은 해 6월 디자인 특허침해로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아직 애플과의 소송이 세계 각국에서 많이 남은 만큼 대응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승소를 얻어내겠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