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향후 10년뒤에는 세계 금융의 중심지가 아시아로 변할 수도 있다는 조사 결과가 등장했다.
26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금융기업들을 위한 구직 기업인 아스트베리 마스덴이 462명의 런던 소재 투자은행 직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31%가 싱가포르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답했다.
반면 현재 세계 금융을 좌지우지 하는 중심지인 뉴욕과 런던은 각각 20%와 19%의 지지를 받는데 그쳤다. 홍콩(16%), 두바이(15%)도 높은 지지를 받았다.
런던은 1년전 같은 조사에서 22%의 지지 받았는데 1년만에 금융중심지로서의 매력이 상당부분 퇴색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위기 이후 금융규제 강화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는데다 투자은행 직원들에게 주어지는 엄청난 보너스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미 로이드 은행, 로열스코틀랜드 은행 등에서 회사에 피해를 끼진 임원에 대한 보너스 환수와 최고경영진 임금 규제 등의 움직임이 있어 투자은행가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아스트베리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마크 카메론은 "경제성장 속도가 빠른데다 세율이 낮고 임금이 높은 은행가들에 대한 반감이 뉴욕이나 런던보다 적다는 점이 투자은행가들 사이에서 싱가포르의 인기가 높아지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그는 응답비율 이상으로 많은 영국의 투자은행가들이 싱가포르로 떠날 의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시장 근무는 임금면에서도 낫다는 평이다. 대부분의 투자은행들이 유럽에 근무하거나 아시아 시장에 근무하는데 대해 같은 임금을 지불한다. 하지만 워낙 성장률이 높다 보니 성과급에서 아시아 지역 근무자가 유럽지역 근무자를 크게 앞서고 있다는 평이다.
시장 조사업체 이건젠더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중국 본토에 근무하는 이들은 더 큰 특혜를 누리고 있다.
이미 현장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이 감지된다. FT는 한 미국계 투자은행이 런던에 신규 인력을 파견하는 것은 중단했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에 대한 인력지원은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향후 보너스에 대한 유럽연합의 규제가 강화되면 주요 임원들을 근무지를 유럽에서 아시아로 옮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 응한 이들의 60%는 향후 10년 내에 아시아가 세계 최대의 금융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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