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교육계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대법원 판결 시기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임 대법관이 임명됨에 따라 이달 내로 선고가 날 것이라는 전망이 무성했으나 다음 달 이후로 선고가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대법원이 최근 3개의 소부 구성을 마치면서 오는 23일 곽 교육감에 대한 선고가 내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난무했다. 이에 대해 곽 교육감은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법원의 일정 상 23일 선고는 어려울 것"이라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대법원은 통상 선고 1~2주 전 당사자에게 선고기일을 통보하는데 아직까지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선고시기에 대한 예측은 지난 6월부터 끊임없이 흘러나왔으나 지금까지 모두 빗나갔다. 곽 교육감 사건을 맡은 대법원 2부의 전수안 대법관이 퇴임을 앞두자 퇴임 직전 선고일인 6월21일 판결이 날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았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선거사범은 항소심 판결 이후 3개월 안에 상고심 판결을 내리도록 한 공직선거법 규정을 들어 7월 중 선고가 나오리라는 예측도 있었으나 신임 대법관 임명절차가 지연되면서 7월도 그냥 넘겼다.
법조계에서는 법리적 판단이 단순하지 않은 만큼 판결이 빨리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법리적인 판단이 단순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법관 공석 사태까지 고려하면 선고가 9월을 넘길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공직선거법상 사후매수죄가 적용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이 같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아직 사후매수죄에 관한 판례가 없을뿐더러 참고할 만한 연구논문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에 사후매수죄와 관련한 헌법소원이 진행 중이라는 점도 대법원으로서는 부담될 수 있다. 1심 재판부는 이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기각했지만, 곽 교육감 측은 1심 판결 직후인 1월27일 위헌 여부를 판단해 달라며 헌재에 직접 헌법소원을 냈다. 헌법재판 진행 여부가 대법원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대법원으로서는 판단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을 지지하는 시민 교육단체 모임인 ‘정치검찰규탄·곽노현·서울혁신교육 지키기 범국민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16일 “대법원은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까지 곽 교육감에 대한 판결을 유보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공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에서 심리 중인 사안에 대한 판결은 부적절하므로 대법원은 판결을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노현 교육감은 지난 2010년 교육감선거 당시 후보단일화 뒷돈 거래 혐의로 1심서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는 징역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만약 대법원이 항소심 판결을 확정해 곽 교육감이 직을 박탈당한다면 재선거는 12월19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질 전망이다. 다만 선고가 대선 한 달 전인 11월19일 이후에 난다면 교육감 재선거는 내년으로 넘어간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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