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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런던올림픽 한국경제효과]런던올림픽 한국이변 수훈甲은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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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최태원·사격 김승연·양궁 정몽구회장·체조 포스코, 끊임없는 조력

[2012런던올림픽 한국경제효과]런던올림픽 한국이변 수훈甲은 기업 최태원 SK회장이 런던에서 열린 핸드볼 8강전을 관람하며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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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올림픽 선수단이 당초 기대와는 달리 선전해 후원하는 기업들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삼성이 동계스포츠인 빙상종목에 투자해 큰 성과를 거뒀다면 런던올림픽에서는 단연 SK그룹과 한화그룹이 돋보인다.

최대이변 이끌어낸 SK
SK가 지원하는 펜싱은 이번 올림픽 최대 이변을 이끌어낸 종목이다. 펜싱은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따내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둬 최태원 회장을 핸드볼에 이어 돋보이게 한 종목이다.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현 SKT 고문)이 2003년 대한펜싱협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시작된 인연은, 2009년 손길승 SKT 명예회장이 협회장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계속됐다. SK그룹은 그동안 연간 12억원 이상의 자금을 대면서 예산문제로 국제대회 참가조차 어려웠던 펜싱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 최 회장은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핸드볼 전용경기장을 완공하는데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비록 남자 핸드볼 대표팀은 조별리그 전패로 탈락했지만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4강에 올라 또 한번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신화에 도전했으나 아깝게 실패했다. SK는 전담팀까지 꾸려 수영 박태환 선수를 지원해 값진 은메달 2개를 따내는데 일조했다.


김승연 회장 사격에 전폭지원
김승연 회장은 사격에서 메달이 나올 때마다 격려 메시지를 보내느라 바빴다. 김 회장은 해외수주와 M&A로 바쁜 와중에도 해외출장 현장에서 틈틈이 TV를 통해 응원했다. 한화가 후원한 사격 대표팀은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로 역시 최고 성적을 냈다.


한화그룹은 2000년 갤러리아사격단을 창단했고 그룹의 김정 고문이 2002년 6월부터 대한사격연맹 회장을 맡아 지금까지 80여억원의 사격 발전 기금을 지원했다. 국내에서 비인기 종목인 사격이 최고의 효자 종목으로 떠오른 데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육성과 애정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강초현 선수가 고교 졸업 후 적을 둘 팀이 없자 김 회장은 2001년 갤러리아 사격단을 창단했다.


한화는 김정 고문이 2002년 대한사격연맹을 회장을 맡은 뒤 지금까지 80여억원의 사격발전 기금을 지원, 국내 사격선수들의 운동 여건 개선에 힘쓰고 있다. 김 회장은 2008년부터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를 통해 국내 사격선수들의 실력 향상과 유망주 발굴에 기여하고 있다. 이 대회는 대한사격연맹 창설 이후 기업이 주최하는 최초의 사격대회다. 인재 육성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02년 국가대표 선수 31명, 지도자 7명에 불과했던 한국 사격은 2012년 현재 국가대표 64명, 지도자 14명으로 성장했다. 국가대표 운영 프로그램도 체계적으로 향상했다. 대한사격연맹은 2003년부터 한화의 지원 아래 동계기간 중 국가대표 전원 해외전지훈련을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세계 최강 양궁 뒤엔 현대기아차
이번 대회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로 변함없는 강세를 과시한 양궁 뒤에는 현대기아차그룹의 정몽구, 정의선 부자가 있다. 세계최강팀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20년에 걸친 후원에 힘입은 결과다. 정의선 부회장의 양궁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대표 선수들은 물론이고 코칭스태프와도 친밀하다.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지난달 29일엔 기보배, 최현주, 이성진과 함께 ‘눈물의 포옹’을 나눴다. 남자 단체전이 열린 날엔 임동현 선수 옆에서 우산을 쓰고 경기를 관람하기도 했다.


[2012런던올림픽 한국경제효과]런던올림픽 한국이변 수훈甲은 기업


양궁 남자 개인에서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오진혁 선수의 소속팀도 현대차 계열인 현대제철이다. 정 부회장의 양궁 사랑은 아버지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때부터 대를 이어 계속되고 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뒤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올림픽 준비를 위해 각 경기단체를 기업인들에게 맡기면서 현대가(家)와 양궁의 인연은 시작됐다.


정 회장은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 취임 후 1997년까지 12년간 네 차례 회장을 맡았고 이후 명예회장으로 한국 양궁을 지원해왔다. 정 부회장은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이끌고 있다. 한국 양궁 선수단은 올림픽 첫 출전이었던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후 런던올림픽까지 금메달 18개, 은메달 9개, 동메달 6개를 휩쓸며 세계 최강의 자리를 확고하게 다졌다.


체조 양학선 뒤엔 포스코
포스코 그룹도 양학선 선수가 우리나라 체조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얻자 모처럼 웃었다. 포스코 그룹은 1985년부터 체조를 후원해왔고 현재도 대한체조협회장을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이 맡고 있다.


이날 양학선이 따낸 금메달은 한국체조가 지난 1960년 로마올림픽에 참가한 이후 52년 만에 획득한 첫 금메달이었다. 비인기 종목이었던 체조가 이 같은 결실을 보게 된 데는 정 회장의 남다른 열정과 포스코건설의 전폭적인 후원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2010년 대한체조협회장으로 취임한 정 회장은 ‘건설 CEO’다운 특유의 과감한 결단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7월 고양에서 열린 ‘코리아컵 고양 국제체조대회’가 대표적이다. 국제대회를 안방에서 개최함으로써 양학선 등 체조인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한국체조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 회장은 지난 1월 ‘체조인의 밤’ 축사에서 “대한민국 사상 최초의 체조 금메달리스트에게 1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지난 7월에는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막판 구슬땀을 흘리는 체조선수단에 격려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삼성그룹은 런던올림픽에서 후원하는 종목과 선수규모에 비해 레슬링의 김현우 선수 외에 아직 이렇다 할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하지는 못했다. 이건희 회장은 한국레슬링협회 명예회장을, 오동진 삼성전자 상근 고문이 대한육상경기연맹 회장을 맡고 있다. 탁구 남자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확보한 주세혁과 유승민 선수가 삼성생명 소속이다. 또, 배드민턴 남자 복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이용대와 정재성 선수 소속팀은 삼성전기이다.


KT도 사격 호성적의 수혜 기업이다. 개인 종목 2연패에다 이번 대회 2관왕에 오른 진종오 선수가 KT소속. 이석채 회장은 진 선수가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직원으로 전환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비인기종목 재계가 300억 투입양성
2012 런던 올림픽이 열기를 더해가는 가운데 비인기 체육 종목에 가장 많은 지원을 한 대기업 임원들은 SK그룹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인기 종목 체육단체 회장을 맡고 있는 기업 임원들이 2010~2011년 2년 동안 각 단체에 지원한 찬조금을 조사한 자료를 살펴보면, 가장 많은 찬조금을 낸 곳은 SK그룹이다. 최태원 SK 회장이 대한핸드볼협회를,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이 대한펜싱협회를 각각 맡고 있으며, 2년 동안 양 단체에 총 84억7000만원을 지원했다. 2위는 삼성그룹이 차지했다. 그 뒤를 현대차, STX, 한화, 한진, 포스코, 태영, LS, 한솔이 이었다.


삼성그룹은 오동진 삼성전자 고문이 대한육상경기연맹,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대한빙상경기연맹을 각각 이끌면서 총 48억8000만원을 지원했다. 대한양궁협회를 이끌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2년간 47억3000만원을 후원해 3위를 차지했다. 이종철 STX그룹 부회장은 대한조정협회에 27억8000만원을 지원했다. 한화 그룹은 김정 한화갤러리아 상근고문이 대한사격연맹을, 김남학 한화제약 사장이 대한보디빌딩협회를 이끌며 양 단체에 20억원을 후원했다.


대한탁구협회장인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과 대한체조협회장인 포스코 건설 정동화 부회장은 해당 단체에 각각 20억원과 14억원을 후원했다. 대한스키협회장인 태영건설 변탁 부회장은 13억6000만원, 대한사이클연맹 회장인 구자열 LS전선 회장은 13억5000만원, 대한테니스협회장인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은 10억원을 찬조했다. 이들 10개 대기업 임원들이 2년 동안 찬조한 총 금액은 300억원으로 이들 13개 체육단체가 같은 기간 국가에서 받은 국가보조금(213억원)보다도 많았다.


이코노믹 리뷰 조윤성 기자 korea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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