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임철영 기자] '불황 무풍지대'로 여겨진 수입차 시장에서도 '경기불황'의 여파가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차량 구입을 위해 한 대에 억 단위 지출도 마다않던 수입차 고객들조차 대형차 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연비가 좋은 소형차 및 하이브리드에 몰리는 모습이다.
7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판매대수는 지난 6월에 비해 1.8% 늘었지만 대형차급의 판매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4000cc급 이상 모델의 경우 지난 7월 판매대수가 276대에 불과해 전년 동기 대비 37.1%나 급감했다. 올 들어 누적판매대수 역시 지난해 3139대 대비 27.9% 줄어든 2262대에 불과했다. 몇 년 전만 해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3000~4000cc급 모델도 지난달 1600대 판매되는데 그쳐 전년대비 2.9% 감소했고 누적판매로도 13.3% 줄어들었다.
반면 2000cc에서 3000c급 모델은 지난 7월 전년대비 20%, 2000cc급 이하 모델은 40%가까이 급증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수입차 시장에서도 실속파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독일계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매장을 찾는 대부분의 고객들이 디자인만큼 경제성을 꼼꼼하게 따지고 있다"며 "실제로 구입하는 고객들의 연령도 대형차급을 선호하는 중년, 노년층 보다는 20~30대가 급증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이브리드도 각광받고 있다. 지난달 수입차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과 디젤 모델의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5%, 52.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솔린 모델의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다. 국산차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7월 에쿠스 판매량이 전년 대비 49% 줄어든 700대에 그치고 K9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9.8% 줄어든 1075대를 기록했다. 한국GM 알페온, 르노삼성 SM7의 경우, 올 들어 누적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의 35~45% 수준에 불과하다.
소형차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현대차 엑센트는 7월 한달 간 3200대가 팔리면서 누계 1만8743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7.1% 늘어났다. 기아차의 프라이드도 올해 누계 판매량 1만644대를 기했다. 쉐보레 스파크는 7월 판매량은 이 5572대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줄어들었으나, 누계 판매량에서는 전년 대비 3.5% 늘어난 3만8491대를 기록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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