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산업은행 합병과정서 재무재표 문제로 6위에 랭크
[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대우건설이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순위 6위로 떨어졌을 때 내부관계자들은 태연자약했다. 적어도 겉으로는 7년동안 이어진 5강구도가 깨지는 등 업계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사건이었다. 건설업계 안팎에선 지난 1년동안 대우건설의 5강 이탈이 회자됐다.
정작 대우건설 내부에선 6위 추락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시공능력평가순위는 건설사를 순서짓는 유일하면서도 유력한 잣대다. 하지만 대우건설의 당시 순위 하락은 산업은행과의 합병과정에서 부실을 털면서 생긴 재무제표상의 문제로, 체질이 약해진 건 아니라는 게 대우건설 관계자들의 공식적인 입장이었다. 조문형 홍보실 상무는 당시 "지난해(2010년) 하반기 부실을 많이 털어내 매출 규모가 축소되면서 시공능력평가액도 줄었다"면서 "하지만 수주경쟁력이 종전에 비해 훨씬 강화돼 앞으로 1∼2년 내에는 다시 '빅5 건설사로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불과 1년만에 현실이 됐다. 대우건설은 2012년 시공능력평가순위에서 1년만에 5강에 다시 진입했다. 뿐만 아니라 ‘현대건설-삼성물산-대우건설’로 이어지는 트로이카 명단에 3년만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5강 이탈의 불명예를 무릅쓰고 대우건설은 산업은행에 합병된 뒤 재무상태와 체질개선에 집중했다. 일단 2010년 하반기 과거 수주와 주택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들에서 발생한 손실을 일시에 털어버렸다. 주택 미분양에 따른 예상 손실 8765억원과 국외사업 원가율 상승에 따른 손실 1256억원 등 1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서울고속도로, 금호타이어 지분, 대한통운 지분, 베트남 하노이 대우호텔 등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도 착착 진행했다.
이에 따라 2011년 1분기부터는 당장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재무제표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
대우건설은 재무구조 개선과 동시에 주택시장 침체의 돌파구로 해외시장 개척을 본격화 했다. 발전 플랜트와 가스 플랜트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12억달러 규모의 오만 수르 복합화력발전소 등을 연이어 수주했고, 최근엔 최대 200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나이지리아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같은 노력의 결과는 올해 성적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대우건설의 올해 시공능력평가액은 9조2224억원으로 1위인 현대건설(11조7108억원)과 2위인 삼성물산(10조1002억원)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조문형 상무는 “3위 탈환은 정상궤도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당연히 예측했던 결과다” 며 “부실을 털어내고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6위 하락을 겪었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설사로 대우건설이 존재해온 것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김창익 기자 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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