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CD 금리 조작 의혹' 사태가 갈수록 확산되는 가운데 CD 금리를 대체할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CD 금리를 대체할 금리 후보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현재 CD를 대체할 금리로는 코픽스(COFIX·은행자금조달지수), 코리보(KORIBOR·은행간 단기대차금리), 은행채(3개월 만기), 통화안정증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코픽스 금리는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2010년 2월 처음 도입된 것으로 국민·우리·신한·농협·하나·기업·외환·한국씨티·SC 등 시중은행 9곳의 자금조달 비용을 평균해 산출한다. 은행들이 자금조달에 드는 실제 비용을 반영해 결정한다는 것이 이점이다.
하지만 매일 산출되는 CD 금리와 비교하면 한 달에 한번(15일)만 발표되고 있어 시장금리와의 괴리가 생긴다는 게 단점이다.
코리보는 은행 간 단기대차금리로 지난 2004년에 한은과 은행연합회, 시중은행 등이 주도해 개발했다. CD금리가 자금시장 움직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매일 공표되는 코리보는 국내 시중은행, 지방은행, 외국계은행 등 15개 은행이 금리 수준을 제시하면 은행연합회가 최고치 3개와 최저치 3개 등 모두 6개 금리를 제외한 나머지 9개의 평균치를 적용한다.
변동주기가 91일인 CD금리와 달리 만기구조가 다양해 경제주체들이 여러 가지 선택안을 가질 수 있고, 시장상황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은행은 코리보를 활용하기도 한다. 기업은행은 변동금리대출 기준금리로 활용하고 있고, 내부 조달금리로 코리보를 이용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코리보가 실제 자금이동이 없는 일종의 가산금리인 탓에 시장에서 실거래 없이 호가만으로 산정돼 시장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겠냐는 의문 부호를 달고 있다.
한은은 통화안정증권(통안채)을 CD금리 대체군으로 꼽기도 한다. 통화안정증권은 한은에 의해 매주 1조2000억원이 발행되는데다 거래도 활발해 시장 상황이 잘 반영된다.
하지만 통안채는 은행의 실질 조달금리와 거리가 멀고 이를 단기기준금리로 삼을 경우,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를 결정하는 모양새로 비쳐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약점이 있다.
또 통안채를 발행해 시중의 단기유동성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혼선이 생길 여지도 있다. 대출기준금리로 통안채가 사용되면 일반 소비자들까지 통안채 금리나 발행물량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어 한은이 유동성조절에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은행채는 단기기준금리로 활용하기에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하지만 보통 1년을 만기로 발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란 게 약점이다. 만기가 짧은 은행채는 유동성이 부족해 CD와 똑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으로 구성된 '단기지표금리 제도개선 합동태스크포스(TF)'는 지난 19일 회의를 열고 CD 발행을 의무화하는 한편 이를 대체할 단기지표금리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TF는 CD 자체에 대해서는 이를 없애기보다 발행 의무화로 유통량을 늘려 금리를 정상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기존 대출자들을 고려하면 당장 CD를 폐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리 결정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게 우선 과제란 인식에서다.
CD금리의 대안으로는 일선 창구 대출에 적용되는 금리와 금융회사끼리 거래하는 금리를 별도로 두는 '투트랙'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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