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둘러싼 '별도의 화해 자리' 가질지 관심
故 박정구 전 회장 10주기 추모식 참석..
경영권 둘러싼 '별도의 화해 자리' 가질지 관심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한 자리에서 만났다. 고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의 2남인 고 박정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의 10기 추모식에서다.
13일 오전 9시께 경기도 화성 선영에서 고 박정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의 10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이날 고 박정구 전 회장의 10주기 추모식은 그의 아들인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주관해 치러졌다. 박삼구 회장, 박찬구 회장 등 친인척과 재계 주요 인사가 참여했다.
고 박정구 전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 3기를 책임졌던 인물로 형제경영을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용 회장에 이어 형제경영을 이어받으면서 금호아시아나만의 문화를 만들었다. 그는 광주고속 대표이사,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금호건설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이어 1996년 4월 그룹 회장을 맡았다. 경제발전 공로에 따라 국민훈장 모란장과 함께 광주비엔날레 개최에 대한 공로로 무궁화장을 수상했다.
형제간 갈등을 빚고 있는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추모 외에 이날 별도의 대화는 나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껄끄러운 관계 속에서도 지난 5월 창업주의 부인인 이순정 여사의 제사와 지난달 창업주 및 박성용 전 회장의 제사에도 계속 참여해왔다. 이 기간 동안 박삼구 회장은 그룹 경영권을 회복했고 박찬구 회장은 계열 제외 소송을 이어갔다.
2010년 5월에는 두 회장이 모친인 이순정 여사 빈소에서 담소를 나누는 장면이 노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양측간의 대립각이 커지면서 이날 추모식에서도 화해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게 추모식에 참석한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두 분이 지속적으로 가족행사에 참석하고 있어 특별히 만나는 자리라고 할 수 없다"면서도 "별도의 회동을 가질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달 7일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이뤄진 금호산업의 유상증자 대금 2200억원을 납입했다. 그는 2010년 금호산업 지분이 감자로 사라진 뒤 2년 만에 지분 14.19%를 확보해 단일 최대주주로 복귀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로 사실상 그룹 전체의 오너십을 회복하게 됐다. 이어 아들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과 함께 진행한 1130억원에 달하는 금호타이어 유상증자도 주권 상장으로 마무리해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하지만 금호석화와의 계열분리는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금호석화가 아시아나항공 지분(12.61%)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금호석화측은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현저히 낮은 상태로 손해보지 않고 매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금호석화는 '금호타이어, 금호산업의 금호아시아그룹으로부터의 계열제외' 소송을 진행 중으로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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