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홍콩男은 인삼狂, 태국女는 김치팬

시계아이콘02분 19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글자크기

동남아의 한국식품 열풍…그 현장을 가다

홍콩 부유층 "인삼은 고급선물"
aT매출 전년대비 40% 증가


홍콩男은 인삼狂, 태국女는 김치팬 홍콩 내 최대 대형할인매장 저스코에서 열린 한국산 제품 판촉행사 모습
AD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지난달 말 찾은 홍콩 내 약재상이 밀집한 셩완(上環)거리. 전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과 중국에서 약재를 구입하러 온 도ㆍ소매업자의 인파가 길거리를 채웠다.

온갖 종류 약재의 집산지인 이곳에서 몇해 전부터 한국산 인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서도 친숙한 KGC인삼공사의 정관장 제품은 어디서나 쉽게 눈에 띄었다. 전북 진안, 충남 금산 등 인삼이 많이 나는 지자체를 비롯해 일화와 같은 민간업체도 최근 이곳에 직접 매장을 내고 손님을 맞고 있었다.


박성국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홍콩 지사장은 "한국산 인삼은 상품성이 뛰어나 부유층 사이에선 고급선물로 여긴다"며 "현지소비자들도 한국산이라면 믿고 구매한다"고 말했다.

◆'짝퉁' 정관장까지…한국산 인기비결은 = 인기 브랜드 정관장은 찾는 사람이 늘고 고가로 거래되면서 '짝퉁'까지 나돈다. 겉포장은 그럴듯하지만 내용물은 전혀 다르다. 품종이 다른 데다 인삼을 가공하는 기술수준의 차이가 커 직접 제품을 보면 쉽게 구분이 된다고 한다.


현지 매장에서 한국산 인삼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이우형 매니저는 "중국 일부 가공업자들은 장백산(백두산의 중국 표현) 일대에서 대량으로 씨를 뿌려 재배한 뒤 조잡하게 가공해 한국산 인삼제품인 것처럼 팔기도 한다"고 말했다.


홍콩은 자체적으로 나는 농식품이 거의 없어 식료품 수요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소득수준이 높고 인근 중국과 동남아지역 시장까지 자유롭게 연결돼 있어 전 세계 각지에서 '팔릴 만한' 식품은 대부분 들어온다.


지난해 한국이 홍콩으로 수출한 인삼류는 3890만달러. aT 등 관계기관이 현지에서 인삼 세미나를 열고 각종 판촉행사와 마케팅을 지원하면서 전년에 비해 40% 이상 늘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한국에서 관련전시회를 열 때도 홍콩과 중국의 바이어를 대거 유치하고 수출상담을 연결해줘 수출규모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중화권 농수산식품류 시장의 가늠자 격인 홍콩에서 한국산의 인기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한류의 인기로 김치와 가공식품류ㆍ과실류의 지난해 수출이 모두 전년보다 30% 이상 늘었다. 농수산식품 전체적으로 보면 지난해 수출이 3억달러 이상으로 전년에 비해 24% 늘었다.


일본계 유통업체인 저스코(JUSCO)는 지난해 처음 aT와 양해각서(MOU)를 맺은 것을 계기로 매장 한켠에서 한국산 배추ㆍ당근 등 신선농산물을 팔고 있었다. aT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저스코에서 한국상품전을 열고 10억달러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며 "현지에서 신선농산물 반응이 좋아 홍콩에만 공급하던 걸 대만이나 싱가포르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산 농식품류의 인기는 홍콩과 인접한 마카오까지 번졌다. 마카오 최대 대형마트인 라이라이(來來)에서는 지난달 처음 한국산 제품을 별도로 진열해 판매하는 행사를 열었다. 현지 매장에서 만난 레이 시오팡은 "가족이 매운 음식을 좋아해 자연스레 한국음식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산 라면을 구입하던 켈리 라우는 "한국 아이돌그룹이 TV에서 먹던 제품을 샀다"고 말했다.


오리온, 베트남 매출 80% 성장
현지에서 직접 농장 운영


◆'생산ㆍ유통 연계' '현지화'로 베트남 공략 = 오리온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현지에 진출한 해외기업을 통틀어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2005년 처음 현지 법인을 설립한 후 6년만의 성과다. 최근 5년간 해마다 80%씩 외형을 키워 지난해 매출 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1990년대 처음 초코파이를 수출하며 베트남에 진출한 오리온은 이후 북부와 남부지역에 각각 공장을 직접 가동하며 완벽한 현지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파이류는 전체 시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며 1위, 스낵이나 비스킷류는 일본이나 미국업체들과 경쟁하며 2위다.


오리온이 베트남에서 가동하는 현지법인의 박상용 부법인장은 "현지에서 원료를 바로 수급할 수 있도록 농가와 계약재배를 하거나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직접 농장을 운영했다"고 말했다. 박 공장장은 "연구개발도 여기서 진행하자 베트남인들도 한국기업 오리온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됐다"고 들려줬다.


CJ와 롯데마트 역시 한국산 농수산식품에 거는 기대가 크다. CJ는 그룹 차원에서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한국 유통업체로는 유일하게 현지에서 매장을 운영한다. 장복상 CJ 베트남 법인장은 "CJ제일제당이 10년 전 처음 현지사료시장에 진출한 이후 뚜레주르ㆍ프레시웨이ㆍ비비고 등 자체 유통망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며 "식품이나 제약, 바이오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홍평규 롯데마트 베트남 법인장은 "한국산 농식품 구매고객 가운데 60% 이상이 베트남 현지인으로 즉석가공식품이나 김, 과자류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홍 법인장은 "식품관련 규정이 까다로운 만큼 가공기술 수준이 높은 한국산 제품을 찾는 사람은 더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베트남은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농수산물이 많고 식품산업 비중이 크지만 한국산 농식품류 수입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이 한국에서 수입한 농수산식품은 2억7500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80% 증가했다. 최근 5년간 해마다 50% 이상 증가 추세다.


이승훈 aT 베트남 지사장은 "최근 들어 대형마트나 슈퍼마켓과 같은 현대적 유통매장을 통해 거래되는 농수산식품류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고급화 전략을 추진하는 동시에 현지 한국기업과 연계해 꾸준히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콩·마카오·호찌민(베트남)=최대열 기자 dychoi@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