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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칠순의 청년'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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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10000수, 열정도 참 많수....."

-금융.경제 외에도 호기심 많아
나는 가는 데마다 시끄러운 사람


-유로존, 경제 아닌 인간 본질의 문제
일 안하고 놀고먹다가 위기 맞아

-가계부채, 한국경제 가장 큰 리스크
부동산.은행과 함께 폭발할 수도


[아시아초대석]'칠순의 청년'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을 만나다 [사진=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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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이의철 부국장 겸 금융부장


"마음이 젊으면 청년"이라는 명제가 맞다면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청년'이다. 칠순에 가까운 나이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호기심에 반짝반짝 빛나고, 그의 두뇌는 아이디어로 번득인다. 귀에 거슬리는 얘기를 들으면 살짝 삐치는 것 까지 영락없다. 그래서 강 회장 앞에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최근엔 지구 반 바퀴를 도는 수고를 마다않고 아프리카까지 다녀왔다. 산은 최초로 수신고 1조원을 돌파한 KDB다이렉트 예금, 화제를 불러모은 스포츠 마케팅이 모두 그의 아이디어다.


강 회장에게 "젊은이들도 따라오지 못할 만큼 아이디어가 많은 것 같다"고 물으니 단번에 '아웃 오브 사이트, 아웃 오브 마인드'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없어서 못 보는 게 아니라, 마음이 없으니까 못 본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느닷없이 직진과 좌회전을 동시에 주는 현재의 교통신호 체계로 화제를 돌렸다. 종이에 그림을 그려가며 "이런 신호체계 때문에 네거리에서 사고가 많고 교통 정체가 심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떻게 그런 것까지 잘 아느냐고 물으니 소년 같이 해맑은 웃음으로 "내가 원래 관심이 다양하다"고 말한다.


실제 강 회장의 관심사는 금융ㆍ경제 부문에만 그치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에서 경제특보와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등을 맡으며 우측통행, 도로명 주소 도입, 한글영문표기법 개선, 직진우선 신호 개편 등이 모두 그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추진력도 남 다르다. "이 기자. 공무원들이 신중히 검토한다는 말이 무슨 뜻인줄 알아? 그건 안하겠다는 의미야" 후배 공무원들의 자세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말하는 강 회장은 "한국경제가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한국인들의 진취적인 마인드"라고 강조했다.


스포츠에 대한 그의 관심은 각별하다. 그는 재무부(현재의 기획재정부) 관료 시절부터 축구를 통한 조직단결을 중요시했다. 산은지주 회장으로 온 후에는 스포츠마케팅 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여기에도 뚜렷한 철학이 있다. "서양에서는 스포츠를 관람하는 일반인들이 돈을 지불해서 운동선수를 먹여 살리는 데, 우리는 그 역할을 기업들이 대신한다"는 설명이다. 산은이 자사 광고에 운동선수들을 많이 쓰는 것도 모델료를 통해 선수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경제의 리스크 요인에 대해선 주저 않고 '가계부채' 문제를 꼽았다. 강 회장은 "가계부채 문제가 부동산 문제와 함께 물려 있어서 터지면 함께 터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은행들도 위험해진다"고 지적했다. 최근 글로벌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고 있는 유로존 문제에 대해서도 "경제 문제가 아니라 철학의 문제"라며 "경제나 정치로 풀어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보였다.


언제든 만나면 청년의 패기가 느껴지는 강만수 회장을 차 한잔 마시자는 핑계로 여의도 산은 본점 집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강 회장과의 일문일답.


-강 회장이 오고 나서 산업은행이 뉴스에 등장하는 빈도가 잦아졌다.
▲나는 가는 데 마다 시끄러운 사람이다. 가만 있지를 않는다. 시정개발연구원장 때도 우리 교통문화가 원시상태라고 판단해서 개선하도록 지시했다. 나중에 교통체계가 직진 우선 신호로 바뀌니까 서울의 정체시간이 평균 8% 줄었다.


-금융 외의 부분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내가 별 걸 다 연구한다. 어릴 때부터 호기심이 많았다. 교통체계 개선안을 행안부와 국토부에 가져갔더니 신중히 연구하겠다고 하더라. 신중히 연구하겠다는 것은 안하겠다는 뜻이다.그렇게 해서는 영원히 선진국을 못 따라잡는다. 선진국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십년동안 한 것을 후발주자인 우리는 좋은 점만 벤치마킹하면 되는데, 연구는 무슨 연구?.


-회장님의 아이디어를 밑에서 따라오지 못할 것 같다.
▲아웃 오브 사이트, 아웃 오브 마인드다. 마음이 없으면 안 보인다. 야구 게임이 한창 진행중인데 코끼리 한 마리를 끌고 갔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관중 70%가 코끼리를 못 봤다고 하더라는 조사가 있지 않은가. 사람의 인지 능력이란 이렇게 부정확한 거다.


-산은 조직에 활력을 많이 불어넣었다는 평가다.
▲사람은 외부 자극 없이는 절대로 스스로 부지런해지지 않는다. 유로화 문제만 해도 그렇다.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본질 문제다. 사람이 일 안 하고 놀고 먹으면 망한다. 개인이나 가정은 물론이고 회사나 나라도 마찬가지다. 남유럽은 공무원들이 오전 근무만 하고 50살 되면 퇴직하고, 산업은 관광밖에 없다. 불로소득으로 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유로존 문제도 이런 관점을 봐야 해결책이 보인다.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이유가 있나.
▲운동선수는 서양에서 애국자에 준하는 사회봉사자로 본다. 그래서 주민들이 직접 돈을 내서 운동선수를 지원해주는데, 우리는 주민들이 안 하는 대신 주민들 대상으로 장사하는 기업들이 대신해서 내준다. 기업을 통한 간접보상 형태다. 우리 소비자들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은 기업의 의무다. 기업들이 내는 것은 자기돈도 아니고 비용으로 빠지는 것인데, 이것을 소홀히 하는 기업은 사랑받지 못한다. 우리 선수들은 연봉상한선이 있어 (연봉)더 못 준다고 하길래 광고모델로 해서 모델료라도 주라고 했다.


-한국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를 뭐라고 보나.
▲가계부채다. 부동산 문제와 은행 문제도 같이 물려있다. (하나가) 터지면 함께 터질 것이다.


-이명박정부의 설계자이기도 한데, 현재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은 없나.
▲(웃음) 없다.


-747정책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다.
▲메가뱅크도 그렇고 747도 내가 한 말이 아니다. 언론에서 포장한거지. 강만수가 법대 후배만 챙긴다는 얘기도 완전히 와전된 거다. 법대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법대 출신들이 공무원사회에 많이 들어와야 한다는 요지의 말을 했는데, 일주일인가 후에 어느 신문에서 강만수가 '법대 후배 없어서 일 못하겠다'고 말했다는 식으로 제목을 뽑아서 보도했더라.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에 당한거지.(웃음)




정리 =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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