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 파크 파버와 대표적인 낙관론자 제레미 시겔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교수가 주식 투자에 나설 때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경기를 보는 상이한 입장 때문에 좀처럼 같은 입장을 내는 일이 없던 두 사람은 모처럼 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있는 위기에도 불구하고 국채보다 주식 투자가 보다 나은 선택이라는 데에 의견이 일치한 것이다.
미국의 경제채널 CNBC는 4일 파버와 시겔 모두 국채 수익률이 사실상 마이너스로 돌아간 시점에서 주식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파버는 CNBC에 출연해 “사람들이 지금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고, 투자자들은 주식 투자에 소극적이지만 지금은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5%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면서 “존슨앤존슨 같은 기업에 투자를 하면 배당 수익만으로도 4%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주장하고 하는 것은) 존슨앤존슨이나 다른 주식의 가격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10년을 투자할 것이라면 미국 국채보다는 존슨앤존슨과 같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시겔도 이와 유사한 주장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헤지펀드 컨퍼런스에서 내놨다. 그는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서 주가가 올라야만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면서 배당 수익만으로도 국채에서 주식으로 투자를 돌릴 이유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시겔은 “상품가격, 특히 오일 가격의 하락이 소비자 및 투자자들에게 추가적인 혜택을 준다”면서 “경제 성장은 낮더라도 경기침체 없이 평이한 실적 속에서 배당금을 충실히 받을 수 있는 정도여도 주식시장에는 충분히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의견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시겔은 세계 경제가 비록 느리더라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주요 은행들의 예치금을 보증함으로써 금융 위기에 대한 불안감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는 봤다.
하지만 파버는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현재 유럽이 경기침체에 접어들었다고 확신한다”면서 “중국 경제도 공식 통계로 확인되는 것보다 더욱 심각한 경기 하강국면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버는 “현 단계에서 경제가 성장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원자재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어 “상황이 악화될 경우에는 미국 기업들의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