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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산업계의 전기료 인상 '물귀신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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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ㆍ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계 18개 단체가 전기요금 현실화를 정부에 제안했다. 전기료 인상 얘기가 나오면 산업경쟁력 저하 등을 앞세워 딴죽을 걸던 과거 행태에 비춰 매우 이례적이다. 안 하던 행동을 할 때는 다른 계산이 있는 법. 그들이 내건 전기료 인상의 전제 조건에 속내가 담겨 있다.


경제단체가 제시한 선결 과제는 세 가지다. 먼저 산업용뿐 아니라 주택용ㆍ일반용 등 모든 용도별 전기요금을 함께 올리라고 요구했다. 또 원가회수율 근거의 투명한 공개, 장기 요금인상 계획 수립을 촉구했다. 단순한 '산업용 전기료만의 인상'은 반대라는 얘기다.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인상 추진이 제안의 배경이다. 한전은 최근 정부에 전기료를 평균 13.1% 올리도록 요청했다. 지난해 두 차례 올렸으나 여전히 원가에 미치지 못해 적자가 쌓이는 데다 싼 요금이 전력의 과소비를 부르고 있다는 논리다. 전력 성수기인 여름철을 앞두고 전력 대란이 우려되는 상황도 작용했다.


정부는 신중한 자세다. 한전의 경영 논리만으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요금을 올린 지 반년밖에 되지 않는 데다 서민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물가를 자극할 우려도 크다. 이런 까닭에 전체 소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용만 올려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경제단체가 모든 용도별 전기요금 인상을 주장하고 나온 것은 말하자면 혼자서 전기료 인상을 뒤집어쓸 수 없다는 '물귀신 작전'이다.


물론 경제단체의 주장에도 귀 기울일 대목은 있다. 원가회수율 근거를 명확히 밝히는 것은 한전의 당연한 의무다. 예측 가능한 장기적 요금 현실화 계획을 세우라는 제안도 타당하다. 언제까지 주먹구구식으로 근거가 모호한 요금 인상을 계속할 것인가. 원가회수율 100%를 목표로 용도별 장기 요금 현실화 계획을 세워 추진하는 게 마땅하다.


하지만 요금을 올리려면 모든 용도별 요금을 함께 올리라는 경제단체의 주장은 문제가 있다. 반대를 위한 교묘한 조건부 찬성이다. 100% 원가에 맞추려면 가정용은 20% 정도 올려야 하지만 산업용은 6%에 그친다. 경제단체는 또 2000년 이후 누적 인상률이 산업용은 61%에 달하지만 주택용은 4.1%, 일반용은 11.4%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 말은 거꾸로 산업용이 그동안 과도한 특혜를 봤다는 얘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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