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충무로에서] 세금 많이 내는 게 자랑스러운 사회

시계아이콘01분 41초 소요

[충무로에서] 세금 많이 내는 게 자랑스러운 사회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 교수
AD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오늘 취임했다. 17년 만의 좌파 대통령이다.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펼까. 그는 연간 소득이 100만유로(약 15억원)를 넘는 사람에 대한 소득세율을 최고 75%까지 올리겠다는 선거 공약을 내걸었다. 정부 지출을 늘려 고용을 창출해야 하는데 재원이 부족하니 먼저 고소득자에게 무거운 세금을 매기겠다는 것이다.


올랑드는 전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부자 및 대기업에 대한 감세 정책으로 국가 세입이 500억유로(750조원) 줄었다면서 이 중 60%를 회수해 서민층에게 재분배하겠다고 했다. 본인은 물론 장관의 봉급 삭감을 통해 복지 확대와 고용 창출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그의 소득세율 인상 방안은 다음 달에 치를 국민의회(하원) 선거에서 사회당이 과반수를 확보해야 가능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우호적 평가가 많다.

프랑스의 조세정책 변화는 단지 프랑스만의 일이 아니다. 유럽연합(EU) 다른 회원국의 사회민주주의 세력과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유로존의 소득세율 인상을 통한 재원 조달과 성장 중시 정책은 큰 흐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고 소득세율이 38%인 우리나라와 견주면 75%가 굉장히 높아 보이지만 미국도 레이건 행정부 이전에는 75% 최고세율을 적용했을 정도로 생소한 것은 아니다.


하필 왜 소득세 인상인가. 소득세야말로 조세 공평 부담의 원칙에 가장 적합한 세제이기 때문이다. 많이 번 자는 많이 부담하고 적게 번 자는 적게 부담하는 누진세 제도는 경제정의에도 부합된다. 이와 달리 소비세는 국민 모두에게 적용되기 때문에 약간의 세율 인상에도 파급 효과가 커 함부로 손대기 어렵다. 또 법인세 인상은 해당 법인의 개인 주주에 대한 배당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전체적으로 볼 때 증세 효과가 의심스럽다.

이런 점을 고려한 프랑스 사회당은 전임 사르코지 정부의 재정긴축 정책이 이민자와 서민층에 대한 정부 지원을 줄임으로써 양극화를 심화시켰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성장을 통한 고용 확대,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한 소득세 증세를 내세운 것이다.


이와 같은 기류의 밑바닥을 흐르는 정신은 레지스탕스 출신의 94세 노인인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라는 책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는 독일 나치에 저항했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프랑스인에게 몇 가지 메시지를 던진다. 그들이 목숨을 걸고 조국 프랑스를 지킨 것은 당시 언론매체가 보도했듯 부자에게 장악된 사회가 되지 않고 노동을 통해 스스로 살 길을 확보할 수 없는 시민에게도 생존을 보장해 주는 사회보장 제도를 꿈꾸었기 때문이라고 역설한다. 그러면서 젊은이에게 약자에 대한 멸시, 문화에 대한 경시, 만인의 만인에 대한 지나친 경쟁만을 제시하는 요즘 대중매체에 대해 분노하라고 촉구한다. 천박한 자본주의와 철학 없이 국정을 운영한 정치인에 대한 심판을 주문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인가. 조국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세대의 목표는 과연 무엇이었는가. 적어도 지금처럼 몇몇 재벌과 슈퍼 리치 1%에게만 편중된 소득의 쏠림 현상, 중산층 붕괴, 양극화 심화, 지도층의 부정부패, 특정 지역 패권주의, 소통 부재의 정치, 국가와 공기업의 재정 건전성 악화, 남북 간 갈등 심화는 아닐 것이다.


조세 정책은 이 같은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될 수 있다. 5월은 종합소득세 신고의 달이다. 소득이 많다는 것은 축복이지 결코 비난의 대상은 아니다. 같은 논리로 소득세를 많이 낸다는 것은 수치가 아니라 자랑이어야 한다. 그래야 국가와 민족의 앞날에 희망이 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