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그리스가 국가 디폴트에 직면해 있지만 그리스 국채에 투자해 돈을 챙기는 투자자들도 있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말이 딱 맞아 떨어진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리스 정부가 현지시간 15일(현지시간) 만기가 돌아오는 4억4600만 유로의 국채에 대해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겠다고 밝히면서 지난 3월 단행된 그리스 국채 교환(만기조정)에 참여하지 않고 버틴 투자자들이 돈을 벌었다고 전했다.
이날 원리금을 상환하기로 한 국채는 15일 만기가 돌아온 국채가운데 국제법에 따라 발행돼 국채교환에 참여하지 않은 금액 중 일부인 64억 유로의 일부다.
필요한 돈은 지난주 국제기구에서 받은 42억유로의 구제금융에서 충당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채권교환에 불참한 투자자들을 여러개의 헤지펀드라고 전했으나 NYT는 이 돈의 90%가 케이만군도에 본사를 둔 다트 매니지먼트라는 벌쳐펀드(vulture fund)의 금고속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트는 부실 국채를 싼값에 사들여 국채를 발행한 정부가 상환을 하지 않을 경우 소송을 제기해 원리금을 받아내 차익을 챙기는 벌쳐펀드중의 하나다. 다트와 엘리엇 어소이에츠는 이같은 전술을 과거 여러번의 라틴아메리카 국채위기때 갈고 닦았다. 스티로폼 컵 사업으로 억만장자가 된 케네스 다트가 세운 다트펀드는 1980년대이후 국채에 투자해왔으며 엘리엇 오소시에이츠와 함께 2002년 디폴트를 낸 아르헨티나에 20억 달러 원리금지급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다트는 채권 트레이더들이 추정하기에 달러당 60~70센트의 값을 쳐주고 다량의 국채를 매입해 100센트를 받아 두둑한 수익을 챙기고 있으며 이 때문에 보유 그리스 국채에 대해 75%센트의 손실을 감내하고 국채교환에 참여한 그리스 은행이나 연기금 등 다른 투자자들의 속은 매우 쓰리다.
그리스는 총선후 정부 구성이 되지 않고 있는데다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시 예상되는 불이익,다트가 벌였던 소송에 대한 두려움, 구제금을 제공한 유럽연합(EU) 등의 조언 등을 고려해 상환을 결정한 것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다트의 베팅성공은 나머지 60억 유로(미화 76억 달러) 어치의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불참투자자들에게 계속 버틸 것을 권할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좋지 않은 선례’라고 꼬집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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