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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두 세잔과 책 한권 중 어떤 선택을 하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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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자 경제학 ⑤ 책의 경제학 | 국민 도서구입비 역대 최저 우울한 자회상

커피 두 세잔과 책 한권 중 어떤 선택을 하시렵니까? [사진:이코노믹리뷰 이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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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산업은 독서와 출판의 양대 축이 움직이며, 번영과 쇠퇴 사이를 시계 추처럼 오간다. 또한 독서와 출판의 양은 그 국가의 국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씨줄과 날줄처럼 긴밀한 연관관계가 있는 독서와 출판산업의 현황과 이슈를 통해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책이 갖고 있는 경제성과 산업적 의미를 총체적으로 짚어보고자 한다.

일독천금(一讀千金). 독서와 책의 중요성을 강조한 옛글과 문구들을 찾다보니 수십년 지난 신문지면 한 구석에서 이 글귀를 발견했다. 좋은 책 한권을 읽는 값어치가 일확천금(一攫千金)보다 낫다는 뜻이다. 애독가들은 한 권의 훌륭한 책보다 귀중한 물건은 없다고들 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과연 책이 진정 가치있는 물건으로 평가받고 있는가를 따져보면 ‘글쎄올시다’하며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서점에 가보면 책의 생노병사, 아니 생사가 하루가 멀다하고 갈린다. 매일 수십에서 수백권씩 새 책이 쏟아지니 그럴만도 하다. 출판유통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출판사가 발행한 책은 총 5만4575건으로 하루 평균 150여종이 발간된 것으로 집계됐다.


요즘 책을 직접 사서 읽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이 지난 2월 발표한 자료 등을 종합하면 지난해 가구당 책값 구입비가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국 2인 이상 가계가 서적을 사는 데 지출한 비용은 한 달 평균 2만570원으로 전년대비 월평균(2만 1902원)보다 1332원이나 하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도서의 정가가 평균 1만3010원인 점을 감안하면 한 달 구입 권수는 1~2권 정도인 셈이다. 여기에는 교재, 참고서 등 학습용 도서도 포함돼 있어 시집이나 소설 등 순수 교양 도서는 훨씬 이 보다도 훨씬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커피 두 세잔과 책 한권 중 어떤 선택을 하시렵니까?


이런 현상을 두고 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책 한권 당 1만2000원정도 하는데 요즘 사람들은 스타벅스 커피 두세 잔 사먹는 건 안 아까워하면서도 책 한권 사는 것을 너무 아까워한다”고 안타까워 한다. 책을 사는, 엄밀히 말해 책을 읽는 인구가 줄면서 출판업계도 갈수록 불황속으로 빠져들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독서는 경쟁력으로 표현된다. 국민들이 독서를 많이 하는 국가는 그만큼 경쟁력이 높은 국가로 평가된다. 이는 국민 총 독서량(GNR, Gross National Reading)이라는 개념으로 나타낼 수 있는데 이 수치가 늘어나야 국가경쟁력이 증진되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해 출판시장도 활성화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지식사회 국가경쟁력 기반은 독서
문화체육관광부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독서인구가 5% 증가하면 출판시장은 4200여 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얻는 것으로 분석됐다. 독서활성화를 통해 독서인구가 증대되면 도서 구입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고 우수한 출판기획이 늘어나는 등 건전한 출판 생태계가 조성되면서 독서진흥과 출판산업의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논리가 이를 뒷받침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GNR을 5% 높인다는 목표를 설정, 지난 3월 ‘2012 독서의해’ 선포식을 갖는 등 다양한 독서증진 정책과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유는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국가경쟁력의 핵심이 창의력과 상상력이라고 볼 때 그 힘의 바탕은 독서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의 ‘독서의 해’ 지정과 추진배경은 영국과 미국, 호주 등 독서 선진국들의 선례를 따른 것이기도 하다. 이들 국가는 독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미 ‘독서의 해’를 지정해 국민들에게 독서를 장려하고 출판 산업의 활성화를 꾀한 바 있다. 영국은 1998년과 2008년, 일본은 2010년, 호주는 2012년에 각각 ‘독서의 해’를 지정해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추진해왔다.


한해 독서량 10권이하… 하루 독서시간 25분
그렇다면 왜 정부는 2012년 이 시점에서 ‘독서의 해’를 지정한 것일까. 그것은 그동안 지속돼온 국민들의 독서율과 독서량 저조 현상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월 발간한 ‘2011 국민독서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종이책 일반도서 기준으로 ‘한 권이상의 책을 읽었다’고 응답한 만 18세 이상 성인은 66.8%로 전년 대비 약 1% 정도 증가하긴 했지만 2004년 76% 이후 지속적인 하락추세의 연장선상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두 세잔과 책 한권 중 어떤 선택을 하시렵니까?


독서량도 성인평균 연간 9.9권으로 전년도 10.8권에 비해 약 1권 정도가 감소했다. 성인들의 74.5%는 본인의 독서량이 부족하다고 느낀 반면 충분하다고 평가한 경우는 7.5%에 그쳤다. 성인들의 평균 독서시간은 25.9분으로 평균여가시간 194.8분의 13.3%의 비중을 차지했다.


성인들을 독서를 하는데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일이 너무 바빠서’가 33.6%, ‘책 읽는 것이 싫고 습관이 들지 않아서’ 33.3%로 답변했다. 평소 독서를 하지 않는 원인은 시간제약의 요인과 독서습관 부족의 개인적 요인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독서목적에 대해 응답자의 28.7%는 ‘새로운 지식, 정보를 얻기 위해서’ 독서를 하는 것으로 답했고 ‘교양을 쌓고 인격을 형성하기 위해서’ 독서하는 경우도 22.9%를 차지했다.


도서선택의 기준은 책에 대한 정보를 주로 ‘책을 직접 살펴보고’ 구입하는 경우가 37.1%로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신문이나 잡지의 책 소개·광고를 보고’ 14.0%, ‘TV나 라디오의 책소개·광고를 보고’ 10.1% 순으로 집계됐다.


책을 입수하는 경로는 성인의 경우 주로 ‘직접 구입해서’ 보는 경우가 42.6%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주위 사람에게 빌려서’가 16.5%, ‘은행, 관공서, 미용실, 카페 등이 비치된 것’ 15.7% 등이다.


이런 독서 실태 결과를 토대로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독서의 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독서, 출판, 도서관 등 관련 단체 전문가가 참여하는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문용린 서울대학교 교수를 위원장으로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사무처장, 이현주 한국도서관협회 사무총장, 한정희 대한출판문화협회 독서담당 상무이사 등 10여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독서의 해 추진 방안과 홍보 자문 독서프로그램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이들의 의견을 수렴해 생활 속 독서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는 현재 ‘책 읽는 소리, 대한민국을 흔들다’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하루 20분씩, 1년에 12권 책 읽기 권장, 세계 책의 날을 기점으로 책 선물하기 문화 정착, 주5일 수업제와 연계한 도서관 가기와 동네서점 가기 등 다양한 소통과 나눔을 주제로 한 캠페인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이코노믹 리뷰 김은경 기자 kek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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