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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IT 인재고 설립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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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IT 인재고 설립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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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퀴즈 하나. 19세에 회사를 설립해 1000억달러에 육박하는 회사 가치를 만들어낸 사람, 세계 재벌 순위 50위권인 27세의 최연소 억만장자, 2010년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사람은 누구일까. 아직도 누구인지 짐작이 안 간다면 한마디만 더 덧붙이면 확실하게 답을 알 수 있다. 그는 전 세계에 친구를 10억명쯤 두고 있다.


바로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이력이다. 그는 19세에 하버드에서 친구 셋과 페이스북을 창립해 사용자 10억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했고 최근에는 기업공개(IPO)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 7일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열린 페이스북 투자설명회에는 설명회장이 좁아 들어가지 못한 투자자들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한 투자자는 "호텔은 너무 좁다.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로드쇼를 해야 했다"고 농담했다.

검은 터틀넥 셔츠를 즐겨 입고 천재적인 아이디어를 번득이던 스티브 잡스와 달리 저커버그는 후드 티 차림에 평범한 회사설명회를 가졌으나 사실 설명회 자체는 별 의미가 없었다. 전문가들 사이에 페이스북의 예상 공모가는 주당 28~35달러로 전체 가치가 770억~960억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저커버그 때문에 미국 금융시장도 2008년 이래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구글을 능가하고 아마존닷컴과 맞먹는 시가총액으로 추정되는 '대어'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저커버그가 회사를 창업할 때의 나이가 약관 19세였다는 것이다. 그는 하버드에서 배운 대학 교육으로 페이스북을 창업한 것이 아니었다. 이미 중학교 때부터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소프트웨어 개발업자로부터 전문 교육을 받아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때 이미 일가를 이룬 상태였다.

잘 익은 포도주처럼 나이가 먹고 세월이 지나야 그 가치가 완성되는 인문학과 달리 과학이나 수학, 정보기술(IT) 등 이과 분야는 젊어야 대성의 가능성이 높다. 노벨상 수상자의 대부분이 백발 성성한 노학자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수학의 노벨상이라는 필드메달이 젊은 학자에게만 주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회 트렌드를 창조하는 컴퓨터 기술이나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IT 분야는 이보다 더 젊어야 한다. 중ㆍ고등학교 때 이미 관련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있어야 한국판 스티브 잡스, 한국판 마크 저커버그, 한국판 빌 게이츠가 탄생할 수 있다.


따라서 곧 개원하는 19대 국회와 내년에 들어설 정부는 최우선 순위로 반드시 IT 과학고등학교 혹은 IT 영재고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중ㆍ고등학교에서 최고급 IT 인재를 육성해 한국판 저커버그의 신화를 주도하고 청년 실업을 해소하며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IT 인재가 바라보는 시장은 그 자체가 글로벌이다. 공장과 건물이 필요 없으니 좁은 국토에서 땅값과 공해를 부채질하지 않아도 되고 생산설비 과잉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조선이나 철강 산업처럼 글로벌 경기에 타격을 받지도 않고 사양산업화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무형의 지식산업이다 보니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추격해 오는 중국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거시경제적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이 같은 한국판 저커버그가 많이 생길 경우 청년고용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성공신화를 벤치마킹하려는 젊은 공학도가 많아지면 벤처 창업이 늘어나고 금융시장도 동반해서 활성화된다.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고용창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과거 60년 동안 한국 경제는 일반 기술인력의 힘으로 발전해 왔다. 이제 한국 경제의 미래는 IT 영재 양성 교육에 그 해답이 있지 않을까.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시니어비즈니스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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