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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이름 가운데 점이...?” 금융사기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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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조속히 도입해야"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고객님 6.5%~ 마이너스통장 발급대상입니다. 연락주세요[O.O]”
직장인 J(32)씨는 주말을 앞둔 4일 오전 황당한 문자를 받았다. 유명 S은행 이름 가운데 ‘.‘이 찍힌 해당 문자엔 알아본 적도 없는 마이너스 통장 발급 상담을 권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J씨는 최근 기승을 부리는 금융사기임을 직감하고 다행히 문자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는 실수는 하지 않았다.

“은행 이름 가운데 점이...?” 금융사기 기승 직장인 J(32)씨가 지난 4일 오전 받은 문자메시지 유명 S은행 이름이 적혀있지만 자세히 보면 이름 가운데 점(.)이 찍혀 허위표시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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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처럼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무작위로 피해대상을 물색하는 금융사기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김봉석 부장검사)는 대출광고 문자로 피해자 2300여명을 끌어들여 정상적인 대출 알선을 가장한 채 수수료 명목으로 34억원을 뜯어 낸 국내기반 금융사기 조직을 이달 초 재판에 넘겼다.

검찰이 수사한 이들의 수법은 교묘하기 이를 데 없다. 공들여 만든 지침서로 전화상담원을 교육하고 성과급도 지급한다. 단속을 뿌리치기 위해 출국이 임박한 중국교포 등을 현금인출에 동원한 뒤 일을 마치면 곧장 출국하게 하는 것은 물론 조직 내부에서도 실명으로 서로를 부르지 않는다. 정보 판매상이 해킹 등을 통해 유출한 개인정보를 금융사기 조직에 팔아넘기면, 이들은 다시 피해자 유인 수단인 대출광고 문자 등에 활용한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의 곤궁한 사정을 최대한 이용한 악의적인 경제범죄”라고 말했다. 검찰은 금융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통신사업자들이 거짓표시를 담은 전화번호를 차단하는 기술적인 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담하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명은행 이름 가운데 점이 찍혀있는 등 간단하게 허위표시임을 구별할 수 있는 문자메시지들이 원천적으로 피해자에게 전달되지 않게끔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전기통신사업자에게 기술적 조치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지난 18대 국회에 제출됐지만 회기를 넘겨 19대 국회가 개원하는 오는 6월 5일 이후에야 논의가 재개될 전망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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