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삼성토탈은 또 2010년 5월부터 액화석유가스(LPG)를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 LPG충전소 사업에서는 철수했지만 LPG가 부산물로 나왔기 때문에 유통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국내 최대인 4만t 규모의 LPG저장시설도 갖추고 있다.
지난달 30일 사업보고서에 삼성토탈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에너지 사업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유사와 동일한 방향족 공장을 보유한 삼성토탈은 이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활용, 휘발유 등 석유제품을 생산해왔다.
그러나 석유사업법 품질규격에 미달해 국내에서는 판매를 하지 못했으며, 그동안 일본에 월간 3만7000배럴을 판매하는 등 수출에 전념해왔다.
꾸준히 에너지 사업 진출을 엿보던 삼성토탈은 정부의 석유제품 공급 제안에 반색할 수 밖에 없었다.
현재 삼성토탈이 보유하고 있는 생산설비에서 최대한 생산할 수 있는 휘발유는 연간 10만t으로 대략 84만배럴이다. 다만 SK에너지가 하루에 111만5000배럴, GS칼텍스는 98만배럴을 생산하는 것에 비하면 극히 소량이다.
업계에서는 주유소 월평균 휘발유 판매량을 대략 1200~1300배럴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토탈이 연간 최대치로 휘발유를 생산하더라도 약 60여개 주유소 공급량에 해당한다.
이에 삼성토탈의 석유제품 공급을 바라보는 정유업계의 시각은 아직까지 큰 동요는 없는 상태다. 정유사 관계자는 "삼성토탈이 유통사업에 뛰어들더라도 정유사의 경쟁상대는 아닐 것으로 본다"며 "워낙에 물량 자체가 적기 때문에 일부 지역에 국한된 주유소에 공급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소위 장사가 된다면 글로벌 정유사들이 진작 뛰어들었을 것"이라며 "이미 30% 가량 공급과잉 상태에서 삼성토탈이 새 정유설비를 만드는 것이 어떤 이점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삼성토탈은 "향후 정유사업에 진출하거나 석유 유통사업을 확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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