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한국 플랜트엔지니어링 기업들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한국 기업들의 해외수주는 매년 33% 늘어 2011년에는 2000년의 23배에 달하는 443억달러를 기록했다. 화공, 발전분야의 글로벌 톱 20 순위에 든 한국기업은 2005년 2개에서 2011년 5개로 늘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5일 '한국 플랜트엔지니어링 산업의 성공과 과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한국 플랜트엔지니어링 산업의 성공 비결은 크게 3가지로 정리했다.
먼저 연구소는 한국 기업들이 국내외 성공경험을 도약의 발판으로 활용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기업들은 경제 성장기에 선진기업들이 주관하는 국내 플랜트 건설에 참여하면서 엔지니어링 사업을 경험했고, 1970년대에는 이를 기반으로 전문기업들이 등장했다.
한국 내에서의 공사경험과 해외 토목·건설 분야에서 축적한 네트워크를 연계해 1980년대 전후부터는 글로벌 플랜트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처럼 2000년대의 급성장에는 30년 이상을 준비한 전문역량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둘째, 전략적 타깃팅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한국기업들은 2000년대 이후 중동과 신흥국을 핵심 공략시장으로 선정했다. 경쟁상대이던 일본기업들이 수비전략을 취한 것과 달리, 한국기업들은 우수인력을 확충하고 공격적으로 수주활동을 전개해 사업기회를 선점했다.
마지막으로 한국 기업들은 혁신과 열정으로 고객 신뢰를 확보했다. 고객의 생산일정에 영향을 미치는 공사기한(工期)을 준수하기 위해 끊임없는 현장 프로세스 혁신과 열정적인 태도를 견지해 고객을 감동시켰고, 이는 추가 수주로 이어졌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플랜트엔지니어링은 '사람'이 핵심인 고부가가치 지식기반 산업으로, 프로젝트에 따라 고객의 요구조건과 리스크 요인이 달라 전문지식과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을 보유한 인적자원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플랜트엔지니어링은 고정투자 비용이 적으며 수익률도 건설 분야에서 높은 편이다. 현재 플랜트엔지니어링 산업의 해외 수주금액은 총수출의 약 10% 수준에 육박하고, 취업유발효과도 일반 제조업의 2배 수준이어서 국가의 핵심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보고서는 앞으로 한국의 엔지니어링 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영환경의 변화를 계속해서 관찰, 예측하고 메가트렌드에 기반한 사업다각화를 선제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선진기업에 비해 부족한 원천기술과 기본설계 역량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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