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2부 심리로 진행된 결심공판서 곽 교육감 "이면합의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무죄 주장
[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교육감선거 당시 후보단일화 뒷돈 거래 혐의로 1심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곽노현(58) 서울시 교육감의 항소심에서 검찰이 원심과 같은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김동오 부장판사)는 3일 사퇴 대가로 상대 후보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지방교육자치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곽 교육감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증인들의 진술과 증거 등을 종합하면 곽 교육감은 단일화 합의 당시 내용을 보고 받았거나, 알고 있었던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유권자를 매수한 선거 사범의 경우 금액이 50만원이라도 구속이 되거나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등 엄벌에 처하고 있다"며 "후보매수 행위는 유권자 집단에 대한 매수행위인 만큼 보다 더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곽 교육감 측은 “후보자 매수죄는 후보자로서 지위가 유지될 때만 성립 가능한데 이번 사건은 후보자 사퇴 이후에 일어나 '매수 없는' 후보자 매수죄나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이날 열린 피고인 심문에서 곽 교육감은 "이른바 뒷돈거래합의에 대해서는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며 1심에서와 같이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곽 교육감은 "선거 당시에도 내가 당선된다면 서울교육에 큰 변화의 돌풍이 불 것이 자명했기 때문에 사정기관이 나를 샅샅이 뒤질 것이라 예상했다"며 "그래서 더더욱 선거 과정에서 부정과 비리를 저지를 순 없었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강경선 교수가 박 교수의 어려운 사정을 전하며 도와주자고 했을 때는 처음엔 오해받을 소지가 크기 때문에 신중하지 못한 생각이라고 판단했으나, 도울 필요가 있다면 재기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도와주고 우리의 원군으로 삼자는 쪽으로 마음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곽 교육감은 "박명기 교수가 요구했던 정책연대 합의를 파기한 건 사실"이라며 "당시 정책연대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는 없었지만 나에게 역지사지의 자세가 부족했던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의명분을 위해 사퇴를 결심한 박 교수에게 고마운 마음을 더 가지고 챙겼더라면 이면합의문제도 원만하고 올바르게 해결됐을 것"이라며 "돌이켜 생각해보면 스스로 박교수를 꺼려하고 홀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떳떳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검찰은 박명기(54) 서울교대 교수에게 징역 1년을, 강경선(59) 한국방송통신대 교수에게 징역 3년에 추징금 2억원을 구형했다. 앞서 검찰은 2010년 6·2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진보진영 상대후보였던 박 교수에게 후보단일화 대가로 2억원과 서울교육발전자문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제공한 혐의로 곽 교육감 등을 구속기소했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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