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미얀마가 외국인 투자 촉진을 위해 관련법 개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얀마 보궐선거가 오는 4월1일로 다가온 가운데 WSJ는 이르면 이번주에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소득세 감면 등 혜택을 부여하는 내용의 투자유치법 개정안이 미얀마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군사정권 이후 2010년 총선으로 들어선 미얀마 민간정부는 아웅산 수치 여사 등 야권의 정치활동 허용과 규제완화 등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선거 이후 서방국가들의 경제제재도 완화될 전망이다. 이같은 정책변화는 경제제재 완화를 예상한 외국 기업들이 벌써부터 미얀마에서 사업 기회를 적극 모색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 법안에는 은행법 개정을 통해 기준금리 결정 등에서 미얀마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제고하고, 복잡한 외국환 관련제도를 간소화하여 금융·통신 등의 부문에서 외국 기업들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미얀마 국가기획경제발전부에 따르면 새 투자유치법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대 5년간 소득세를 감면받을 수 있고 외국 기업이 미얀마 국내에서 영업활동을 할 수 있는 범위도 더 넓어진다.
개별 소유주들로부터 토지를 임차할 권한도 주어지며 미얀마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100% 가져갈 수 있고 다수의 숙련된 노동자를 해외에서 데려올 수도 있게 된다.
일부 분야의 시장개방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4개 외국 통신사업자에게 영업권을 부여하는 통신시장 개방 관련법은 아직 의회로 넘어가지 않았으며 외국 은행들이 미얀마 금융시장에 진입하는 것도 2015년 말 이후에야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문을 받고 있는 미얀마 정부는 새 투자유치법에 따라 해외 기업들의 미얀마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유럽 등 서방 기업들이 특히 이같은 조치를 환영하고 있다.
이미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자회사 GE헬스케어는 지난 2월 미얀마 국내업체와 합작해 다시 진출할 것임을 밝혔고, 아시아 지역에서 기반을 굳힌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을 비롯해 수 개의 글로벌 기업들이 미얀마 시장 재진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펙 애로우테크놀로지스 최고경영자는 “모든 업계 관계자들이 미얀마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서방 기업들이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일본과 한국 기업들에게 주도권을 뺏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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