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북한이 내달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을 맞아 '광명성 3호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북한은 '지구관측위성'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앞선 광명성 1ㆍ2호로 비춰볼 때 장거리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나라의 우주과학기술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이룩되고 실용위성들의 발사와 정상운영을 위한 물질ㆍ기술적 토대가 마련됐다"며 "광명성 3호는 극궤도를 따라 도는 지구관측위성으로 4월 12일부터 16일 사이 발사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앞서 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 발사하는 것이 관측위성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1998년 8월 아무런 예고 없이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다. 당시 북한은 발사 후 며칠이 지나 인공위성 광명성 1호의 발사용 로켓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인공위성 광명성 1호가 타원궤도에 진입하며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 전문가들은 실패로 결론 내렸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장거리 로켓발사를 통해 안팎에서 김정은 체제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대내적으로 북한주민들을 결집시키고 사기를 높여 김정은 체제의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외적으로는 최근 합의안을 발표한 미국과의 협상력을 제고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측 대변인은 이번 발사에 대해 "운반로켓 잔해물들이 주변국가들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비행궤도를 안전하게 설정했다"며 "강성국가건설을 다그치고 있는 우리 군대와 인민을 힘있게 고무하게 될 것이며 우리 공화국의 평화적 우주이용기술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광명성은 김일성을 지칭한다. 북한은 지난해 말 사망한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2월 16일)을 기려 광명성절이라고 부르고 있다. 김일성의 생일(4월 15일)은 태양절이라고 칭한다.
북한의 이번 장거리 로켓 발사를 두고 중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심사다. 중국은 지난 2006년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당시에는 UN을 통해 강력하게 제재했지만 이번 사안의 경우 성격이 다른 만큼 소극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장 연구원은 "인공위성 발사인 만큼 중국은 '우주공간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명분을 들어 북한을 압박하는 모양새는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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