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간접투자상품의 역사를 보면, 1970년 5월 한국투자개발공사(현 하나대투증권)의 '증권투자신탁'이란 이름으로 출시한 것이 최초의 주식형펀드다. 당시 설정규모는 1억원이었다. 대한민국의 최초 펀드는 출시된 해에 연 26%의 수익률을 올려 은행 1년 정기예금 금리(22.8%)보다 우월한 성과를 시현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크지 않았다.
40년이 넘게 흘러 지금 우리나라 금융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1970년대(16.5%), 1980년대(10.2%), 1990년대(9.57%), 2010년대(4.10%) 수준으로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지속적인 정기예금 금리인하에 많은 투자자들이 2000년대 중후반 간접투자상품으로 몰렸다.
2007년도는 간접투자상품의 황금기였다. 평균적으로 연 40% 내외의 수익을 창출했으니 정기예금 10배 수준의 고수익을 실현한 것이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의 발발, 2011년 유럽재정위기를 경험하면서 투자자들은 엄청난 혼란기를 겪게 된다. 믿었던 간접투자상품이 원금은 고사하고 투자손실 규모도 커졌기 때문이다.
이제 투자자들은 적정한 위험과 수익을 병행하는 금융상품을 추구하게 됐다. 중위험-중수익 금융상품이 그것이다. 안전자산과 투자자산의 투자비중 원칙중에서 '100-나이'의 법칙이란 것이 있다. 50세인 투자자는 50%는 안전자산, 50%는 투자자산에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다.
매우 단순한 원칙 같지만 일반적으로 연령대별 투자성향을 고려한다면 기본이 되는 투자원칙이다. 이제는 이 원칙을 이분법에서 삼분법으로 진화시킬 필요가 있다. 즉 2008년과 2011년의 어려움을 경험하지 않기 위해서는 투자자산 중에서 중위험자산과 고위험자산으로 어느 정도 분산할 지를 결정해야 할 때다.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금융상품으로는 헤지펀드, ELS, 메자닌펀드, 월지급식상품을 꼽을 수 있다. 헤지펀드란 다양한 투자수단을 통해 시장의 변동상황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최소가입 금액 5억원 이상, 기본수수료 외에 성과보수(Incentive Fee) 존재, 환매의 까다로움 등 제약조건이 있으니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할 필요가 있다.
2003년 도입된 주가연계증권(ELS)은 기초자산이 일정 비율 범위 내에서 움직이면 일정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투자자들이 주가지수의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 없을 경우 공략하기 좋은 상품이다. 최근에는 사모형 주가연계증권(ELS)이 더 선호되고 있다. 그 이유는 투자대상, 수익률, 투자기간까지 고객의 니즈에 맞게 구성할 수 있는 특징 때문이다.
메자닌 펀드도 주목받고 있다. 메자닌이란 이태리어로 1층과 2층 사이의 라운지공간을 의미한다. 즉, 중간이란 의미로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등에 집중 투자해 수익을 내는 펀드다. 주로 사모형태로 운용되며 주식과 채권의 중간적 투자상품을 찾고 있다면 적합한 금융상품이다.
월지급식상품에도 관심을 가질 만 하다. 일본투자신탁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전체 공모펀드 시장 900조 중에서 460조 정도가 월지급식 상품이다. 2007년 이후부터 우리나라도 해외채권형, ELS형, 해외국채형 등 다양한 월지급식 상품이 나오고 있다.
윤상설 미래에셋증권 아시아선수촌 지점장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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