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Premier Blue 강남1센터 남궁희 과장
시장이 유럽 사태 진전에 대한 기대감과 불확실성 부각에 의한 조정을 반복하고 있어 초기 박스권에서 이뤄지는 단기 트레이딩 전략 또한 쉽지 않다. 이럴 때 거액 자산가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방배동 A씨의 경우를 들여다보자. A씨의 투자법은 조금 머리가 아플 수 있다.
A씨는 환율 움직임이 심상치 않음을 주시했다. 하루 5원 이상의 변동성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50원 이상 올랐다. 1달러당 1160원 초반부터 사 모으기 시작했는데 곧 1200원을 찍었다.
달러가 어느 정도 모이자, KP물 중 하이닉스 가격대를 보고 88달러에 매수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105달러가 넘던 하이닉스 KP물이 환율급등과 더불어 반대로 조정을 받았다. (KP물은 Korean Paper라 말하는 것으로 해외시장에서 거래되는 한국물을 지칭한다. 우리 정부나 기업이 외화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발행하는 것이다.)
만기는 5년 8개월 정도 남고 내년 6월에 콜을 행사하는 조건이다. 조건대로 콜을 행사하면 대략 계산해서니 24% 정도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콜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채권가격이 어느 정도 올랐을 때 매도하거나 만기까지 보유하더라도 하이닉스 채권이 잘못되지 않으면 연 10% 이상의 수익률이 기대된다.
88달러에 산 하이닉스 KP물은 1주일이 채 지나기도 전에 100달러를 넘어섰고 물량을 구하기조차 힘들어졌다. 열흘 정도 지나니 103달러 이상에서 거래되기 시작했다. 가격만으로 17% 이상 급등한 것이다. A씨는 흐뭇하다. 환율이 급등하기 시작할 때 대부분 가격 조정이 이뤄지는 KP물을 사둔 결과 환율이 안정화 될 때 단기간에 적지 않은 채권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A씨는 환을 헤지하지 않았다. 환율이 변동된다 하더라도 A씨는 달러가 필요하다. 아직 공부를 마치지 않은 첫째와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하는 둘째가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또한, 주관적인 생각으로 유럽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환율이 안정화되기 힘들다고 보기 때문이다. 1208원을 상회하던 환율이 어느새 1140원대까지 내려왔다. A씨는 또 다시 조금씩 달러를 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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