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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혈압 물가' MB 인기 빼고 다 뛰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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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올해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물가를 3% 초반으로 잡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명박 대통령이 올 초 신년 연설을 통해 공언한 약속이다. 3월로 취임 4주년을 막 넘긴 이명박 대통령이 물가 관리에 발벗고 나선 것은 그만큼 '치솟는 물가에 먹고 살기 힘들다'는 얘기가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탓이다.

실제 MB정부 들어 '안 오른 것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살림살이는 팍팍해졌다. 공공요금은 물론 기름 값, 교육비, 장바구니 물가 등이 취임 직후보다 최고 2배 뛰었다.


쌀국장, 배추국장 등으로 불리는 물가관리책임실명제를 도입하면서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로 2010년 12월 이후 최저가 됐지만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딴판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역대 최고가를 연일 경신중인 휘발유가격은 MB 취임 당시보다 20.79% 올랐다. 2008년 1분기에 ℓ당 1658.67원하던 휘발유 가격은 11일 현재 2017.60원에 판매중이다.


같은 기간 두바이유는 배럴당 94.47달러에서 105.67달러로 11.8% 오르는데 그쳤다. 환율 등 국내 휘발유값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국제 유가 변동 폭보다 국내 기름 값이 더 크게 올랐다는 지적이다.


장바구니 체감온도는 더욱 무섭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건고추(60kg)는 8일 현재 142만원으로 MB취임 직후인 3월(47만4286원)에 비해 무려 199.4%나 급등했다. 오이(15kg) 역시 같은 기간 6만300원으로 145%나 뛰었고 고구마(10kg)와 깐마늘(1kg)도 118%, 68% 상승했다. 사과(후지ㆍ15kg), 딸기(1kg), 배(신고ㆍ15kg)도 각각 81%, 79%, 62% 상승했고, 물오징어(1kg)도 4996원으로 94% 급등했다.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한 상인은 "비싸진 채소값에 손님들이 물건만 보고 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깎아주고 싶어도 오이 한 상자에 팔고나면 남는 건 고작 2000~3000원뿐"이라고 푸념했다.


아이들 간식거리인 탄산음료, 과자, 우유, 치즈부터 교복, 운동화, 가방부터 필기구, 학원비 등도 2008년 3월 대비 최대 20% 이상 상승했다. 화장품과 잡화, 명품 등도 MB 취임 초 대비 크게 뛴 상태다.


용산구에 사는 주부 이모 씨는 "소비자물가는 3%대라는데 도대체 어딜 봐서 떨어졌다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 장을 보면 체감 상승률은 몇 년새 최고치"라고 토로했다.
서울시는 지난 달 25일부터 지하철 1~9호선, 간선ㆍ지선ㆍ광역ㆍ마을버스 모두 150원씩 인상했다. 서울 대중교통 요금이 인상된 것은 2007년 4월 이후 4년 10개월만이다. 이외 도시가스요금과 상하수도요금도 올랐다.


체감물가는 최고조지만 소득 증가속도는 되레 뒷걸음질 쳤다.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총소득 증가율은 DJ정부 때 평균 3.9%, 참여정부 때 3.4%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MB정부 4년 동안은 2.2%에 그쳤다.


강준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MB정부 들어서라고 보는 것은 어렵지만 물가안정책임제로 관리한다고 해서 물가가 안정되기는 어렵다. 실효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진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거시정책을 쓸 수는 없고, 미시대책, 일시적 대책 등 쓸만한 건 다 썼다고 본다. 우리가 컨트롤할 범위 밖이라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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