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고(故)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기획했다고 알려지면서 출시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끌었던 '뉴 아이패드'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패드(2010년 4월), 아이패드 2(2011년 3월)를 잇는 만큼 '아이패드 3'로 명명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뉴 아이패드'라는 이름이 붙었다.
예측 불허의 변화는 성능에서도 이어졌다. 아이폰에서 쓰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화질을 크게 높였다. 화면 크기는 9.7인치로 아이패드2와 같지만 해상도는 2048X1536으로 아이패드2(1024×768)보다 4배 높다.
인치당 픽셀수는 264ppi다. 중앙처리장치(CPU)는 듀얼코어 'A5X'를 탑재했으며 쿼드코어 그래픽 칩을 지원한다. 그만큼 동영상이나 게임 등 멀티미디어 기능이 강화된 것이다.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를 지원해 인터넷 속도도 개선했다. 애플이 아이폰에 앞서 아이패드에 LTE를 처음 적용한 것은 통신 단말로서의 역할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배터리 수명도 최대 10시간으로 늘었고 새로운 카메라 '아이사이트' 기능도 도입했다.
애플은 그동안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를 강조해왔지만 뉴 아이패드는 하드웨어 기능이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혁신적인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4세대 LTE를 지원한 것이 단적인 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약세로 평가받던 하드웨어 기능을 대폭 보강한 것이 아니냐고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맞불을 놓고 있다. 다양성이 주무기다. 지난 2월 '갤럭시탭2'를 해외 시장에 출시했고 조만간 '갤럭시탭 7.7 LTE'를 국내에 선보인다.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2'에서 공개한 '갤럭시 노트 10.1'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다양한 크기와 성능으로 수요층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선 경쟁에서는 애플이 승기를 잡았다. 연간 판매량 기준으로 2010년에는 아이패드 1500만대, 갤럭시탭 150만대였다. 2011년에는 아이패드 4000만대, 갤럭시탭 500만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품군도 다양해지고 특화된 애플리케이션을 꾸준히 늘고 있어 판매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뉴 아이패드에 대해 경쟁사의 신제품에 대해 언급하는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뉴 아이패드 출시를 계기로 양사간 교육 시장 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애플은 지난 1월 디지털 교과서 아이북스 사업을 시작했다. 주요 교과서 업체와 제휴해 디지털 교과서를 개발하고 고등학교 교과서의 90%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러닝 허브로 태블릿 활용한 교육 콘텐츠 사업 뛰어들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교육 업체들이 자사의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삼성앱스에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도록 하고 수익을 나눠 갖는 방식의 교육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애플이 소비자를 대상(B2B)으로 했다면 삼성전자는 기업을 대상으로(B2C)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애플이 앞서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추격이 만만찮다"며 "포스트 PC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양사간 경쟁 구도가 흥미롭게 펼쳐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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