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트 길어야 스윙아크 커져 '48인치' vs 짧아야 컨트롤 쉽고 정타 '44.5인치'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장척 vs 단척'.
아마추어골퍼들의 영원한 로망은 바로 장타력이다. 그렇다면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샤프트가 긴 게 좋을까. 짧은 게 좋을까. 이론상으로는 당연히 '장척'이다. 샤프트가 길수록 스윙 아크가 커지고, 원심력도 비례해 장타의 동력이 된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스윙 아크가 커지면 그만큼 컨트롤이 어려워 정타의 확률이 낮아지면서 에너지의 손실을 초래한다는 논리다.
▲ "길게, 더 길게"= 아마추어골퍼들의 드라이버는 보통 45인치 안팎이다. 하지만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파이즈는 46.25인치, PRGR 에그버드와 카스코 'D-MAX AR' 모델은 46.5인치다. 장타드라이버로 유명한 웍스골프의 고반발 V4프리미어는 47인치, 코브라 롱톰은 아예 골프규칙에서 제한하는 한계치인 무려 48인치에 육박한다. 그야말로 장척샤프트의 완성판이다.
연구에 따르면 샤프트가 1인치 길어질 때 마다 헤드스피드의 증가로 약 7야드 정도의 비거리가 늘어난다. 48인치 샤프트의 경우 45인치에 비해 적어도 20야드 이상의 비거리가 늘어나는 셈이다. 제작사측은 컨트롤에 대한 지적에 대해 "공기역학적 디자인과 경량화를 통한 최적의 무게중심 등 첨단 기술을 통해 편안하게 휘두를 수 있게 제작됐다"고 맞서고 있다.
롱톰은 실제 초경량 블랙버드샤프트를 장착해 20g의 잉여 중량을 헤드 뒷편으로 재배치한 AMP 등의 기술력으로 정타의 확률이 월등히 높아졌고, E9페이스설계로 스윗스팟이 30%나 넓어져 중심을 벗어난 샷에 대해서도 안정성을 보장한다는 주장이다. PRGR 에그버드는 7% 굵은 에그 전용그립을, 투어스테이지는 셋업에서의 안정감을 위해 샤프트가 시각적으로 짧게 보이는 디자인까지 가미했다.
▲ "정타가 최고야"= 이에 반해 아마추어골퍼 300명을 대상으로 던롭 골프과학연구소의 시타테스트에서는 46인치 이상 샤프트에서 정타율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결과도 나왔다. 던롭과 맥텍, 타이틀리스트 등 일부 브랜드에서는 오히려 표준치보다 0.5~1인치 짧은 44.5인치 드라이버를 강력하게 추천하는 까닭이다.
골프는 기본적으로 정확도의 게임이고, 비거리 역시 중심타격에서 최대치가 발생한다는 게 핵심이다. 다시 말해 아무리 에너지가 많아져도 정확하게 맞히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는 이야기다. 샤프트가 짧아지면 또 심리적인 안정감으로 유연한 스윙이 가능해져 정타의 확률이 상당히 높아진다는 '플러스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그래서 "무조건적인 장척과 단척의 문제라기보다 골퍼의 체형과 스윙 습관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키와 팔 길이 등을 고려해 최대치의 스윙아크를 그려내면서도 정확하게 임팩트할 수 있는 '길이의 선택'이다. 이번 봄 시즌에는 드라이버 선택 이전에 자신에게 맞는 샤프트 길이부터 찾아보자. 비거리와 정확도라는 '두마리 토끼사냥'을 할 수도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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