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데스크칼럼]선물·옵션하다 행불된 그 친구...어찌할고!

시계아이콘01분 44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데스크칼럼]선물·옵션하다 행불된 그 친구...어찌할고!
AD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한 친구가 있었다. 지금은 사라진, 정확히 표현하자면 연락이 닿지 않는. 친구들 뿐 아니라 그의 부모도 아들의 행방을 알 수 없다며 눈물을 짓고 있으니 행방불명인 셈이다.


그는 대기업 조그만 계열사 재무담당이었다. 호탕한 성격에 주식투자를 좋아했고 때로는 대박이 났다며 친구들을 모아 술을 샀다. 그 자리에선 매수와 매도의 절묘한 타이밍에 대해 일종의 영웅담이 넘쳐났고, 주식투자로 매번 손실을 보는 이들을 위해서는 훈수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남 몰래 그 친구의 속은 까맣게 타 들어갔던 모양이다.


누적 투자손실이 컸던지 회사 자금에 손을 댔고 결국 수 천 만원을 아버지가 물어줘야 했다. 그 후 발길이 닿은 곳이 선물옵션시장이다. 소위 '꾼'들 사이에서 주식투자의 막장으로 불리는 곳이지만 그는 다시 자신의 모든 재산을 쏟아 부었다.

손실을 거듭하던 이 친구는 급기야 회계부정을 통해 수십 억 원대의 회사 자금까지 동원했다고 한다. 어느 순간 그는 잠적했고, 가족과 친구들에게는 '이름'만 남아있는 존재로 전락했다.


인류 역사를 보면 어느 시대에서도 '투기'의 맥이 끊긴 적은 없었다. 17세기 네델란드 튜울립에서부터 최근 중국의 푸얼차(보이茶)까지 '묻지 마' 투자는 한탕주의 인성을 번번이 이용한다.


'투기'는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절제되는 것이란 말이 맞는 모양이다.


그런데 이런 변치 않는 본질적 인성(人性)을 감안하더라도 투기와 투자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모호한 투자시장이 여전하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한 예로 선물과 옵션은 현물시장과 동반돼 투자위험성을 줄이는 것이 기본 설립 취지다.


그런데 우리나라 개별주식옵션ㆍ선물, 주가지수옵션 등 주요 파생상품 거래량 합계는 세계 1위다. 그것도 전 세계 시장 거래량의 27%에 달하는 독보적 위치다. 반면 2011년 11월 말 현재 전 세계 51개 거래소 중 우리나라는 시가총액면에서 17위다. 비중은 2.13%에 불과하다.


도무지 온전한 정신을 가지고는 이해할 수 없는 '머리와 꼬리의 뒤바뀜'이다.


'파우스트'에 등장하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는 재정이 거덜나버려 걱정하는 황제에게 속삭인다.


"돈을 바닥에서 긁어모을 수는 없지만 지혜는 아주 깊이 묻혀 있는 재보도 파낼 수 있습니다. 이 종이 한장을 일천 크로네에 해당한다고 포고령을 내리시기만 하면 됩니다."


주식투자로 바닥난 통장을 채워줄 신기한 종이 한 장이 바로 선물옵션이라고 지금 누군가 속삭이고 있다. 이 달콤함에 빠진 수많은 이들이 "난 투기가 아니라 투자를 하고 있다"며 자체 포고령을 내리고 있는 셈인 지도 모르겠다.


다행히 금융당국이 앞장서 도박판을 방불케하는 파생상품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실행한다. 그렇다고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역사는 항상 승자 중심으로 기록되는데 개인의 투자역정도 마찬가지로 언제나 돈을 벌어들인 자 중심으로 서술되기 때문이다.


주식투자 최종수익률은 '임종직전'에 계산해 봐야 한다고 하지만 지금도 맥주집에서 돈을 잃어 버린 이는 침묵하고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플러스 수익률로 술값이 지불된다.


이런 면에서 증권사의 도덕적 책무가 막중하다. 선물옵션계좌를 만들 때 충분한 상담을 해 줘야 하고 주의점과 위험성을 단순히 고지하는 차원을 넘어 이해시켜야 한다. 법적 강제가 없더라도 투자자들의 거래수수료로 먹고 사는 증권사들의 최소한의 양심이 작동돼야 한다는 말이다.


긍정의 힘이 위대하지만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에 투자할 때는 개인들의 경우 비관주의 입장(머피의 법칙)을 취해야 한다.


'한번쯤은 대박이 터지겠지' 라고 생각한다면 '버터 바른 토스트의 법칙'을 권한다. 버터바른 토스트를 떨어뜨리면 언제나 버터를 바른 쪽이 바닥에 닿아 도저히 먹을 수 없게 되는 현상이다.


더 하나 추가하자면 '이건 너무 멋져서 사실이 아닌 것 같다' 싶으면, 그건 십중팔구 사실이 아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