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영화 '아마겟돈'은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을 소재로 가져왔다. '글로벌 킬러(Global killer)'라고 불리는 텍사스 크기의 행성이 시속 2만 2000마일 속도로 지구를 향해 돌진해오는 것을 확인한 미국 우주항공국(NASA)은 행성을 부수기로 결론내린다. 행성 가운데 구멍을 뚫고 핵폭탄을 장착한 뒤 터뜨리는 것이다.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최근 나사는 지구를 향해 다가오고 있는 소행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소행성의 이름은 ‘2011 AG5‘다. 충돌 시점은 2040년 2월로 예상됐다. 충돌 가능성은 625분의 1로 예상되지만, 2040년이 가까워질수록 충돌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현 위치는 지구에서 관측하기 어렵다. 2013년 9월 지구와 좀 더 가까워져야 정확한 위치를 계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사의 근지구물체 책임자인 던 여만은 "2013년 9월이 되면 '2011 AG5이 지구와 추가적 관측이 가능할 것"이라며 "그때쯤이면 지구와 900억 마일 거리에 다가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계에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행성은 어떤 수단으로 피할 수 있을까. '아마겟돈'에 나온 것처럼 핵폭탄 등을 이용해 소행성을 폭파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 연구소( 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의 로버트 위버 박사 연구팀은 핵폭탄으로 소행성을 파괴하는 상황을 슈퍼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해 눈길을 끌었다. 지구에서 3억km 떨어진 500m 크기 '이토카와 소행성'을 대상으로 진행된 시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1백만톤급 폭탄을 소행성 옆면에서 폭발시키자 소행성은 산산조각났고, 지구에도 아무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돌 궤도를 예측해 우주선으로 행성을 밀어내 궤도를 수정하는 방법도 제시됐다. 여러 개의 다리가 달린 우주선으로 행성에 붙어 행성을 계속 밀어내면 궤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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