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2주일 후면 일본 대지진이 난지 꼭 1년이다. 일본 동북부 지역을 초토화시킨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전까지 물에 잠기며 당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방사능에 대한 공포는 이웃인 우리나라는 물론 지구 반대편의 유럽과 미주지역까지 강타할 정도였다.
이 충격으로 일본 증시뿐 아니라 전 세계 증시가 동반 급락을 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테마주들이 형성되면서 시세를 냈다. 남의 불행을 틈탄 테마주라 대지진 발생 초기엔 '쉬쉬'하며 움직였던 테마주들에 대한 열풍은 시간이 지나면서 불길처럼 번졌다. 당시 급등했던 테마주들이 1년이 지난 지금 어떤 상태인지 살펴봤다.
일본 대지진 이후 시장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았던 종목은 대봉엘에스였다. 방사능 치료 관련주로 부각된 덕이다. 대봉엘에스는 지난해 3월28일 2715원이던 주가가 그해 4월8일 장중 9480원까지 치솟았다. 유나이티드제약도 요오드화칼륨 제품허가를 받았던 사실이 부각되면서 3월16일 6290원에 마감됐던 주가가 3월30일 장중 9250원까지 급등했다.
1년이 지난 후 이들 기업 주가는 당시 급등 전 가격으로 돌아온 상태다. 대봉엘에스는 지난 29일 3115원으로 마감됐고, 유나이티드제약은 662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일본 대지진 직후, 대부분 주식들이 단기 바닥을 찍은 상태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1년간 주가는 뒷걸음을 친 셈이다.
원전의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 주식들도 관심을 받았었다. OCI는 3월15일 17만6000원에 마감됐던 주가가 7월22일 장중 30만6500원까지 올랐다. 화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재부각되면서 정유·화학주들도 시세를 내면서 지난해 '차화정' 열풍을 주도했다.
방사능 오염으로 일본 먹거리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되면서 수산주들이 단기 급등하며 잠시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시세의 연속성은 주지 못했다. 우리 수산업체들의 어장 역시 방사능 공포가 지배하던 바다란 점이 테마의 발목을 잡았다. 시멘트주들도 지진 복구에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잠시 관심을 받기도 했지만 반짝 테마에 그쳤었다.
전문가들은 "수산주의 경우처럼 당시 일본 대지진 수혜주들은 실질적 수혜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비이성적으로 움직인 경우가 많았다"며 "특히 요오드 관련주들이 방사능 공포를 틈 타 급등했는데 결국 실적으로 연결되지 않자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실적 뒷받침이 없는 테마주들의 거품은 오래가지 않는다는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는 조언이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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