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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1위 해운사도 '불황의 늪' 못피했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초

-머스크, 올 투자규모 축소···자금 쌓아둔 현대상선은 선박발주 시기 검토중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유례없는 불황의 늪에 빠진 글로벌 해운사들이 허리띠를 더욱 바짝 졸라매고 있다. 국적해운사는 물론 그간 '나홀로 공격' 기조를 유지했던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마저 올해 투자규모를 줄이며 '방어'로 선회할 것을 선언했다. 이미 비상경영에 돌입한 국적 해운사의 경우 허리띠를 더 졸라매고 있지만 한계상황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머스크라인은 최근 사내 공지를 통해 “올해 해운분야의 수익이 감소된다”며 “올해 투자규모를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라인은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선단 투자는 지난해까지 대거 이뤄졌다. 올해는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전략 핵심사업에 한해서만 일부 투자할 것”이라고 언급해 사실상 선단 투자에서 한 걸음 물러났음을 시사했다.

머스크라인은 전 세계 컨테이너부문의 시장점유율 16% 이상을 차지하는 1위 해운사다. 지난해 각국 해운사들이 적자규모를 줄이기 위해 노선을 줄이고 선복을 감축하는 가운데서도, 머스크라인은 오히려 아시아~유럽항로에만 무려 60여척의 선단을 투입하는 공격전략으로 타 해운사들을 위협했다. 이는 국내 최대해운사인 한진해운의 전체 자사선 선단을 훨씬 웃도는 규모다.


또한 머스크라인은 지난해 세계 최대 규모인 1만8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컨테이너선 10척을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하는 등 대규모 선단투자도 감행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선가가 저렴한 시기에 경쟁력 있는 선박을 확보하는 것은 해운사들의 전통적인 투자원칙이지만, 적자규모가 확대되고 선단 공급과잉 우려가 확산된 상황에서 2조원대의 투자는 과감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도 잇따랐다.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등 국적 해운사들은 머스크에 앞서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적자규모 축소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폭 오른 연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시적인 감속운항을 전 노선에서 실시하는 것은 물론, 선단 규모도 감축했다. 컨테이너부문 선복량 기준 세계 40위권 해운사 중 국적 해운사는 지난해 1월 4개사에서 2월 현재 3개사로 줄었다. 2010년 30위권 내에 진입했던 STX팬오션은 전년 32위(4만396TEU)에서 올해 43위(2만9971TEU)로 밀려났다.


선단 투자 또한 이미 벌려놓은 사업 외에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해운을 비롯한 대다수 중견 해운사들은 올해 선박 투자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그나마 현대건설 인수실패 등으로 쌓아둔 자금이 있는 현대상선이 선박발주 시기를 검토 중인 상태다.


해운사 관계자는 “선단투자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선복량을 줄이고 좀 더 저렴한 유류중계지를 찾는 것은 물론 최고경영진 출장 시 호텔 급을 한단계 낮추는 등 세세한 것 까지 할 수 있는 비용절감대책은 이미 다 하고 있어 추가 비용절감에 고민이 많다”고 설명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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