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국가별 수주량 1위 차지
전세계 상선 발주 규모는 급감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한국 조선업계가 새해 첫 달부터 전 세계에 발주된 신조선의 절반 이상을 싹쓸이하며 국가별 월간 수주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해운시황 침체로 발주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3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6일 조선ㆍ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한국은 1월 한달 간 전 세계 신조선 수주량의 56.6%인 28만3763CGT(표준화물환산t수)를 수주했다. 전월 대비 13만CGT가량 수주량을 늘리면서 국가별 1위 자리를 탈환했으나 예년만 못한 수치다. 한국의 1월 수주량은 전년 동기(89만6728CGT) 대비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중국은 한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1만2162CGT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1월 점유율은 22.4%를 기록했다. 국가별 1위를 차지한 작년 12월 대비 급감한 수준이다.
한국과 중국은 척수 기준으로 동일한 9척을 수주했으나 수주량과 수주금액에서 큰 격차를 보였다. 이는 한국 조선업계가 기술력이 필요한 고부가가치선, 대형선 위주로 계약을 따냈기 때문이다. 한국의 1월 수주금액은 1억3200만달러로 같은 기간 중국(6300만달러)의 2배를 웃돈다.
이 같은 성적은 최근 해운시황 침체로 상선 발주가 급감한 가운데 얻은 것이라 더욱 시사점이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 전 세계 발주량은 89만6728CGT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5월 이후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해운시황 침체가 장기화되며 조선업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1월 전 세계 발주량은 전년 동기(347만9426CGT) 대비 7분의1 수준에 그쳤고 전월(103만474CGT) 대비로도 절반규모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발주량이 급감했다는 것은 향후 조선업계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대목이나 국내 조선업계의 앞선 기술력으로 위기를 극복해나갈 것"이라며 "클락슨 상선 수주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국내 대형조선소들이 중점을 두고 있는 해양플랜트 등의 수주가 올해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 조선업계는 수주량과 함께 조선업 3대 지표로 꼽히는 수주잔량, 인도량에서도 점유율을 높이며 중국과의 격차를 조금씩 좁혀가고 있다. 2월 초 현재 한국의 수주잔량은 3602만8194CGT(1103척)로 전 세계 수주잔량의 32.8% 수준이다. 1월 인도량은 135만479CGT로 전체 인도량의 32.1%를 차지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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