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중국이 지난달 31일 브라질 대사에 리진장 부부장을 임명했다. 그는 중국 외교부 서열 3위다. 중국이 남미의 자원부국 브라질과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에는 중국 정부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아프리카연합(AU) 본부건물을 지어 AU에 기증했다. 자칭린 중국 전국정치협상회의 주석이 AU 가맹국 수뇌들과 함께 참석한 완공식에서는 중국 국가가 연주됐고, 중국은 향후 3년간 1064억원을 추가로 무상지원키로 했다. 일각에선 중국의 '아프리카 공정'이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의 국제사회 영향력이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주변국들은 물론 중남미나 아프리카에서도 중국은 활발한 교역과 막대한 원조를 통해 힘을 키워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 중국이 올해로 수교 20주년을 맞았다. 그간 두 나라의 관계는 경제성장 만큼이나 눈부시게 발전했다. 양국간 무역은 1992년 63억8000만달러에서 지난해 2200억달러로 35배 증가했다. 중국은 한국의 가장 큰 무역대상국이 됐다.
한국과 중국은 수교 초기에 우호협력관계로 시작해 1998년 협력동반자관계로, 2003년에는 전면적 협력동반자관계로 발전한 뒤 2008년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로 한 단계 더 가까와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을 국빈방문한 자리에서 "짧은 20년 동안 이같은 관계를 이뤄낸 것은 외교사에서 드문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향후 20년 한국과 중국은 어떤 관계를 지향해야할까. 여기엔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 우선 우리는 미국과 중국을 함께 봐야 한다. 중국도 한국과 북한을 같이 고려해야 한다. 말 그대로 '구동존이(求同存異)'다. '차이를 인정하면서 같은 점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중국은 한국을 '경제동반자'로, 혈맹인 북한을 '동북아 주도권 확보를 위한 우군'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국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작아지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중국이 북한의 편에 서온 것도 이 때문이다.
양국간 갈등의 불씨도 있다. 제주도 남쪽의 이어도는 언제든 양국 영토분쟁으로 비화될 수 있고, 중국의 동북공정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서해상에서 우리 해양경찰관이 중국 어민에 의해 피살된 사건은 양국관계의 휘발성을 상징한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직후 우리 외교라인이 중국으로부터 철저히 무시당한 것은 한가지 사례에 불과하다. 이렇듯 한국내 '반중감정'과 중국내에서의 '혐한론'은 동전의 양면이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중국은 한국을 '이성적 친구, 감성적 타인'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아시아경제신문은 한ㆍ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연중기획 '한ㆍ중 20년, 중국을 다시 본다'를 연재한다. 중국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현지를 직접 취재하며, 이를 통해 바람직한 한ㆍ중 관계를 모색한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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