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연대 핵심 정책의제로 ···10대 재벌 맞춤형 로드맵 제시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는 2일 국내 10대 재벌을 해체하겠나는 내용을 담은 '맞춤형 재벌개혁 로드맵'을 내놓았다. 여야가 앞다투어 경제민주화를 내세워 '좌클릭'을 선언한 가운데, '재벌해체'로 정책 선명성을 부각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사회 기득권의 정점에 서 있는 재벌체제를 극복해야 한국사회가 정상적인 개혁의 길로, 진보의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에 대해 금융과 전자 부분으로 해체하겠다는 로드맵을 내놓았다. 이 공동대표는 금융지주회사법 제2조에서 정하는 금융지주회사의 요건을 현행 ‘최대출자자’에서 ‘최대법인출자자’로 바꾸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에버랜드는 금융지주회사로, 삼성생명은 그 자회사로 돼 비금융회사인 삼성전자는 매각할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삼성그룹은 금융과 전자 부문으로 해체될 것”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환상형 순환출자'를 금지해 그룹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순환 출자를 전면 금지 주장한 그는 “이렇게 되면 현대차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불필요한 계열사를 매각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 LG, GS 그룹 등에 대해서는 지주회사 요건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현대중공업등에 대해서는 출총제 부활로 지배구조를 개혁할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또 롯데그룹과 한진그룹, 한화그룹에 대해 업무 무관 계열사 보유 지분에 대한 과세(재벌세)를 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이 공동대표는 자회사 지분을 40% 이상만 보유해도 지주회사 설립이 가능한 현재 규정을 80%로 상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행 부채비율 한도 200%를 지난 1999년 지주회사가 허용된 당시인 100%로 환원해야 한다”면서 “회사 자금을 횡령해 파생상품에 투자하고 막대한 손실을 본 재게 3위인 SK그룹, 4위 LG그룹, 7위 GS그룹, 10위 두산그룹에 강력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출총제 부활은 필요하지만 순자산총액의 25% 수준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 경우 41%를 출자하고 있는 6위 현대중공업과 43%를 출자하고 있는 9위 한화그룹이 곧바로 분리 대상이 된다는 것.
재벌세와 관련해선 “업무 무관 계열사 보유 지분에 대한 과제, 이른바 ‘재벌세’로는 5위 롯데그룹과 8위 한진그룹에 대해 의미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공동대표는 “통합진보당은 오늘 발표를 시작으로 앞으로 불공정거래를 근절하고 원하청 이윤 공유를 위한 대안, 재벌 총수의 사익 추구 근절 방안, 종합적인 ‘재벌 규제법’의 제정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진보적 개혁 방안 등을 차례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야권연대의 핵심 의제로 재벌개혁 대안을 제안한다”며 “정책연대에 기반한 야권연대를 좌우하는 결정적 기준은 재벌개혁이 될 것이다. 민주통합당의 진지한 검토를 부탁한다"고 제안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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