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 서강대, KAIST, 서울대 등 기술 개발 중…반도체형 실리콘 광증배관 국산화 성공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병원서 ‘X레이’라고 부르는 여러 종류의 방사선 의료기기가 국산화 된 지 50여년이 지났지만 고급 영상촬영장비인 양전자단층촬영기기(PET)와 컴퓨터단층촬영기기(CT)는 모두 외국산이다.
한 층 더 발달한 PET-CT나 PET-MR 같은 융복합기기는 국산화에 손도 못 대고 있었다.
PET는 대당 20억원 정도로 국내에 155대가 들어와 있고 15억원 정도하는 CT는 1743대가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 PET시장은 2010년까지 3400억원 규모다. 앞으로 고령화 사회로 들어가면 암, 치매에 대비한 PET-CT나 PET-MR의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2010년 미국의 PET및 PET-CT 시장 규모는 약5조2000억원. 5년 평균 16.7%의 성장을 하고 있다.
첨단 의료장비의 국산화가 급한 이유다.
지식경제부가 산업 원천기술개발사업으로 의료영상기기를 국산화하겠다고 나선 게 5년 전이다.
서강대가 시스템 개발을 맡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서울대의대가 핵심기술의 국산화 연구를 진행하며 5년 동안 연간 15억원 가까이 들어갔다.
이런 노력의 결과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조규성교수 연구팀과 나노종합팹센터 설우석 박사 연구팀이 PET-MR 검출기용 반도체형 실리콘 광증배관(SiPM)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7월부터는 연구진에 민간기업이 참여해 장비 개발에 나선다. 2년 뒤 임상실험이 가능한 장비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조규성 교수는 “세계적인 업체들과 경쟁하기엔 이르지만 의료영상기기의 블루오션을 개발해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방사선 검출기의 국산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조 교수팀이 개발한 SiPM은 의료영상기기의 방사선 검출기에 들어오는 빛을 증폭하는 부품이다. 현재 국내서 판매되는 50억원대 PET-MR 가격 중 이 부품의 가격이 10%를 넘게 차지하는 중요 장비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개발한 독일 지멘스사의 PET-MR은 몸 안의 질환을 확인하는 최 첨단의 장비다.
조 교수는 “지멘스사의 제품은 머리 부분에 대한 촬영이 쉽잖다. 우리는 진공관식 광증배관의 1/10 수준 가격과 크기도 1/1000 로 작게 만들고 뇌질환에 특화된 제품으로 경쟁력을 갖겠다”고 말했다.
첨단 의료영상기기 개발에 참여한 국내 연구진은 모두 7명. 이들이 의료영상기기의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있다.
이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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