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 확대 기대감..독일자동차 주가 승승장구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지난해 유럽 자동차 시장 규모가 2%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유럽연합(EU) 전체 신차등록대수가 131만대로 집계돼 전년대비 1.7% 줄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자료를 인용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2월 EU 신차등록대수는 95만3108대로 집계돼 전년동월대비 6% 줄었다. 8% 줄어든 6월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12월 신차등록대수는 이탈리아에서 15%, 프랑스에서 18%, 포르투갈에서는 무려 60%나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은 EU 27개 회원국 중 유일하게 신차등록대수가 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FT는 유로존 국가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대한 우려가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유럽 자동차 시장 위축은 특히 프랑스에 타격을 입혔다. 프랑스의 두 자동차업체 푸조 시트로엥과 르노의 지난해 판매량은 각각 9%, 8.4% 줄었다. 반면 독일 폭스바겐은 지난해 유럽 판매가 300만대 이상 차량을 기록해 매출이 전년대비 7.5% 이상 증가했다.
르노는 글로벌 판매가 전년대비 3.6% 늘어난 270만대의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았다. 르노는 비(非)유럽 지역 판매 비중이 2010년 37%에서 지난해 43%로 증가했으며 브라질이 프랑스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 됐다고 설명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올해 유럽 자동차시장 불황이 더욱 심해져 최대 10%까지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FT에 따르면 이날 중국경제 연착륙 소식에 독일 완성차업체들의 주가가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4·4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8.9%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률은 2년 반 만에 가장 낮은 것이지만 전문가들은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중국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독일업체들의 주가도 상등랠리를 펼친 것이다.
BMW는 3.5% 오른 62.04유로, 폭스바겐은 2.4% 상승한 132유로에 거래를 마쳤다. 벤츠를 생산하는 다임러도 3.8% 오른 40.85유로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40% 상승했다. FT는 중국경제 연착륙 효과는 오로지 독일차 업체에게만 국한된다며 푸조, 르노, 피아트 등은 예외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BMW는 전체 수익 가운데 3분의 1을 중국 시장에서 거둬들일 정도로 막강하다.
유럽의 다른 국가와 달리 유독 독일차 업체가 중국시장의 수익률을 높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국내 럭셔리차 시장이 매년 큰폭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차와 달리 푸조, 르노는 소형차 위주의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리서치 회사 LMC오토모티브의 제니 구 애널리스트는 “중국 시장의 2010년 럭셔리차 판매는 전년보다 39% 늘어난 93만9000대에 달해 독일의 91만4000대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내년 중국의 럭셔리차 판매성장률도 16.0%로, 독일의 4.4%를 크게 웃돌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규성 박병희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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