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안정돼야 실적 늘어
월급 최대 110만원 지급
국내시장 공격 마케팅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쌍용자동차 대리점 영업사원 A씨는 이달부터 한숨을 돌리게 됐다. 회사가 지난 6개월의 실적을 평가한 결과 110만원의 고정급여를 3개월간 제공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고정급여가 없어 매달 판매 실적에 따라 극과 극을 오가는 삶을 살아야 했지만 3개월 간 일정 수준의 고정급이 생기면서 가계 운용에 다소 숨통이 트이게 됐다.
쌍용차가 과감한 실험에 착수했다.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1월 1일부터 대리점 소속 영업직원들에게 고정급여를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현대ㆍ기아자동차도 영업직원에게 일정 수준의 급여를 주지만 자사 소속인 지점 직원들에게만 국한하고 있다.
엄밀히 따져 타사 직원인 영업사원들에게 급여를 고정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국내에서 쌍용차가 처음이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영업사원들의 생활 안정화를 위해 일정 수준의 월급을 주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쌍용차가 추진하는 방식은 과거의 판매실적을 6개월 단위로 재평가해 일정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다. 올 1월부터 적용되는데, 이번 분기는 과거 6개월 실적을 토대로 결정돼 제공된다. 급여 규모는 최하 30만원에서 최대 110만원이다.
예를 들어 6개월간 매월 2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할 경우 향후 3개월 동안 매달 30만원의 급여를 받게 된다. 즉 차를 한대도 팔지 못해도 30만원이 3개월간 월급으로 지급된다는 얘기다. 또 매달 6대씩 반년간 36대 이상을 판매하면 110만원을 고정적으로 받게 된다. 이는 회사와 대리점 측이 공동 부담하는 형태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월 최소 2대 이상의 실적이 있어야 해당한다"면서 "2대 미만일 경우에는 급여를 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쌍용차는 고정 급여 지급 결정에도 불구하고 판매 수당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매달 일정 수준 이상의 실적을 기록한다면 월급 외에 판매 인센티브를 추가로 받게 된다.
쌍용차 고위 관계자는 "자동차영업직은 판매 수당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데, 판매에 따라 수당 편차가 크게 나타난다"면서 "결국 불안감 때문에 이직을 하는 사례가 있어 이를 막기 위해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방침은 국내 시장 공략에 대한 자신감이라는 분석이다. 쌍용차는 올해 국내 판매 목표를 전년대비 1만대 늘어난 4만8000여 대 수준으로 책정했다. 기아차가 전년 수준을, 현대차가 오히려 목표대수를 줄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할 방침"이라면서 "연초 사전 계약을 시작한 코란도 스포츠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이번 방침이 차판매에 대한 영업직원들의 과도한 부담을 더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위 관계자는 "직원들의 생활이 안정돼야 실적도 좋아지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쌍용차는 올해 대리점 규모를 지난해 142개에서 150개로 늘리는 등 내수 시장 강화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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