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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사태 ‘석유파동’위기로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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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둘러싸고 이란과 미국 등 서방국가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상승에 따른 또 다른 석유파동이 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만약 이란 발 석유파동이 발생해 유럽발 재정위기와 합쳐질 경우 그 파고는 상상하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심각한 경제난을 우려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강수를 둘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8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만약 양측간 군사적 대응으로 이어질 경우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것이고, 이는 곧 석유파동사태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주요 원유수송로로 전 세계 해상 원유 운송의 대략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해협 차단은 곧 국제 유가 폭등을 불러올 수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언급하자 지난 주 런던의 렌트유는 5.9%나 오르며 불안한 유가를 보였다.


그렇다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능력이 있을까. 연구원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는 이란이 주장하는 것처럼 물 마시는 것만큼이나 쉬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으로 가는 광산 몇 개만 봉쇄하면 되기 때문이다.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도 이날 CBS방송에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유가상승은 국내 경제에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당장 무역수지 적자에 물가상승이라는 악재가 겹치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날 수 있다.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국내 해운과 항공사들도 국제유가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전체 운영비에서 연료비 부담이 40%에 달하는 항공사의 경우 유가가 연평균 1달러 오르면 3300만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특히 미국, EU 등 서방 국가의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에 우리나라도 마지못해 합류 할 경우 타격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원유수입 중 이란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2010년 8.3%에서 2011년(11월 말 기준) 9.7%로 늘면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란산이 다른 아랍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란산 석유 수입 비중이 20%에 달하고, SK이노베이션도 10%를 차지하고 있어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란산 원유수입이 막히면 당장 수급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비즈니스 파트너로써 이란과의 신뢰가 깨진다는 게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란 산 원유외에도 석유화학 제품의 교역이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페르시아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기는 하나 이란이 막상 해협을 봉쇄하는 극단적인 행보에 나설 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전문가들은 해협이 봉쇄될 경우 석유수출은 물론 다른 원자재 및 생필품 수입도 막히기 때문에 득보다 실이 많다는 점을 들어 행동에 나서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란의 전체 수입액 가운데 석유 수출은 80%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따라서 서방국가의 석유수입 금지 조치는 이란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실제로 EU의 이란산 원유 금수조치가 발표된 후 이번 주 이란의 통화인 리알(rial)화는 12%하락했다.


특히 그동안 해협 봉쇄가 한번도 없었던 점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이란이 경제적 이점을 찾기 보다는 향후 선거를 대비해 정치적인 판단에 더 치중해 극단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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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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