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코스피가 4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 1860선에 머물렀다. 미국 제조업 지표호조 등 간밤 해외발 훈풍이 불어왔지만 전날 급등에 따른 부담감을 떨쳐내지는 못했다. 장 중 보합권에서 엎치락뒤치락하던 지수는 개인을 중심으로 한 강한 '팔자'세에 눌려 장 후반 낙폭을 키웠다. 전체적으로 잔잔하나마 '전강후약'의 흐름이었다.
간밤 뉴욕증시는 일제히 오르며 새해 첫 거래일을 산뜻하게 출발했다. 중국, 인도 등 이머징 국가들의 제조업 경기 확대기조에 이어 미국의 경제지표까지 예상치를 웃돌았던 점이 증시 상승의 버팀목이 됐다. 다우지수는 1.47%, S&P500은 1.55%, 나스닥은 1.67% 올랐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는 53.9를 기록, 전문가 예상치(53.4)와 직전달(52.7) 수준을 웃돌았다. 12월 신규주문지수는 57.6을 기록해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고용지수도 55.1로 6개월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11월 건설지출도 1.2% 증가, 부동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코스피 역시 출발은 좋았다. 이날 1883.48로 갭상승 출발한 지수는 장 초반 고가를 1884선까지 올렸다. 그러나 오래가지는 못했다. 서서히 오름폭을 줄여 강보합권에서 움직임을 이어가던 코스피는 오전 10시를 넘어서면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보합권 기싸움을 이어가다 오후 들어서 부터는 대부분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장 후반에는 개인의 매도 규모 확대 등의 영향으로 낙폭을 좀 더 키웠다.
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9.19포인트(0.49%) 내린 1866.22를 기록했다. 이날 거래량은 4억8841만주(이하 잠정치), 거래대금은 4조65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개인은 3888억원어치 가량을 내다 팔았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937억원, 1019억원어치를 사들였으나 지수를 상승반전 시키지는 못했다. 기관의 경우 증권(795억원), 보험(491억원), 은행(163억원), 사모펀드(8억원) 등에서 매수세를 나타냈으나 기금(349억원)과 투신(84억원), 종금(5억원)은 '팔자' 우위를 나타냈다. 기금은 전날에 이어 매도 우위를 보였다. 국가·지자체 물량이 주를 이루는 기타계의 경우 34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이들 물량을 비롯, 프로그램으로는 총 2150억원의 매수 물량이 들어왔다. 차익에서 751억원, 비차익에서 1399억원 순매수를 나타냈다.
주요 업종들의 희비는 비교적 극명하게 갈렸다. '국책은행 부담감'에 기업은행이 6% 이상 급락하는 등 은행주 전반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은행 업종이 3.97% 급락한 것을 비롯, 전기전자(-1.81%), 화학(-1.17%), 통신업(-1.47%), 금융업(-1.19%) 등이 1% 이상 내렸다. 반면 운송장비(1.05%)와 전기가스업(1.59%)을 비롯해 음식료품, 비금속광물, 철강금속, 의료정밀, 건설업, 운수창고 등은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주들도 명암이 나뉘었다. 삼성전자는 장 초반 111만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지만 이내 반락해 2.26% 하락 마감했다. LG화학(-1.82%)과 신한지주(-1.93%), 삼성생명(-0.24%), KB금융(-1.61%) 등도 하락 마감했다. 현대차(0.90%), 현대모비스(1.98%), 기아차(0.88%), 현대중공업(1.83%), 한국전력(1.56%), 하이닉스(0.85%), SK이노베이션(0.67%) 등은 올랐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13종목 상한가를 비롯해 398종목이 상승세를 나타냈고 430종목은 내렸다. 75종목은 보합.
코스닥은 장 후반 오름폭을 반납하기는 했으나 5거래일째 오름세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보다 2.47포인트(0.48%) 오른 516.30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틀째 하락하며 1150원선을 밑돌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2.20원 내린 1148.6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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