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급등종목, 반대흐름
"정세변화 따른 대응 필요"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테마주 매매로 빠르게 대응하던 개미투자자들이 하루만에 잠잠해지는 모습이다. 국가적 위기상황 가능성과 차기 대권구도 변화 전망을 기반으로 급등했던 종목들은 일제히 전날과 반대의 흐름으로 돌아섰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상승 마감했던 생필품 관련주들 일제히 하락세다. 라면제조업체인 삼양식품과 농심은 전 거래일 대비 3.81%, 농심이 1.81% 빠지는 중이다. 부탄가스 제조업체인 태양산업과 대륙제관도 2.53%, 2.28% 밀리고 있다.
이들 종목은 소위 '전쟁 관련주'로 불리며 연평도 사태 등 대북 리스크가 부각될 때마다 개인투자자들의 집중매수에 힘입어 급등했다.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당일 장 중에도 농심은 상한가를, 태양산업과 대륙제관 역시 9%, 10% 이상 치솟았다.
정치 테마주 역시 유사한 양상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테마주인 아가방컴퍼니는 약보합세, 동양물산과 EG는 각각 1%대 하락세를 기록중이다. 이들 종목은 전날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차기 대권구도에서 보수정당인 한나라당 진영을 더 유리하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급등세를 보였다. 특히 아가방컴퍼니는 개인투자자들의 45억4900만원(24만800주) 순매수에 힘입어 19일 7% 가까운 급등세로 장을 마쳤다.
안철수연구소의 경우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과 관계없이 개인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전날 안철수연구소는 6% 가까이 하락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인식하며 52억4800만원(3만8800주) 순매수했다. 20일 오전에도 개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4% 이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 속보 체제가 부각되며 상한가 마감했던 뉴스채널 YTN은 4%대 하락세를, 김 위원장의 사인이 심근경색이라는 소식에 4% 가까이 상승했던 자동심장충격기 제조업체 씨유메디칼은 약보합세에 머무르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따른 증시 급변을 매매 기회로 활용하기보다는 관망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과거 김일성 국방위원장의 사망 때와는 달리 정권이양 수순이 완전치 못하고, 유럽 재정위기라는 최대 변수까지 상존해 있기 때문이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부 이사는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의 정변 가능성과 봉기 등 체제붕괴 위험에 대한 우려도 높은 상황"이라며 "중국의 북한 김정은 체제에 대한 조기 승인 여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극단적 상황을 예단해 투매에 동참하기보다 상황 변화를 보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공격적으로 주식비중을 확대하기에는 아직 위험이 너무 크다"면서 "다만 코스피 1730 이하에서는 주식비중 확대를 권한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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