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김중수 총재가 6개월 연속 금리동결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정상화 의지는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전월과 동일한 3.25%로 유지하기로 결정하고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금리정상화는 못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정상화를 위해선)성장갭·인플레이션갭 등을 신경써야 한다"며 "기조에 대한 의지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우리나라가 수입물가에 의존할수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하며 "수입물가의 상승률이 20%가 넘는다"며 "금리 정상화를 할 때 (물가가)어느정도 낮아져야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최근 호주·브라질 등이 금리를 인하했고 유럽중앙은행(ECB)에서도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지만, 우리는 그들과 다르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총재는 "지난달 ECB의 드라기 총재가 '올해 말께 (유럽이)마일드 리세션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지만, 우리는 아직 그런 상황이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럽위기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상황보다 대책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그는 "유럽 국가들의 상황이 나빠졌다기보다는 재정위기가 현실화됐는데 대처방안이 빨리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주요20개국(G20) 정상들이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노력해서 해결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G20에서 대책을 낸다고 하면 한국도 (함께) 가야 하는 것이 맞다"며 글로벌 공조 체제에 발맞춤할 것임을 시사했다.
최근 물가지수와 관련해 불거진 논란에 대해서는 "물가지수를 개편하는 데 특별한 목적을 갖고 한다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다"며 "5년만에 한 번씩 개편하는데, 단순하게 엎어질 수 있는 내용을 넣겠느냐"며 반문했다.
한 나라의 성장잠재력을 나타내는 '아웃풋 갭(output gap)'은 올해가 지난해보다 크다고 진단했다. 김 총재는 "미국과 일본의 경우는 아웃풋 갭이 마이너스인 반면 우리는 플러스로 돌아섰다"며 "지난해보다는 올해 규모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한은의 금리정책을 비판하는 보고서를 낸 것에 대해서는 "원래 보고서란 자기가 보고 나름대로의 생각을 쓰는 것"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금통위원 공석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내년 4월께 이주열 부총재를 비롯해 총 5명의 금통위원이 교체될 예정이다. 그는 "지금 대한상의와 논의중이지만, 한은이 나서서 어떻게 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금통위원의 지속성에 대해서 함부로 말할 수는 없지만, 어떤 분들이 오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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