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행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임 실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제3기 청와대를 이끌어온 최측근으로,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임 실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이 마무리됨에 따라 다음달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과 함께 청와대를 떠나기로 마음을 굳히고, 향후 거취문제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임 실장의 총선 출마 여부다.
청와대 핵심참모는 25일 "임 실장이 얼마전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총선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 임 실장은 지난 6월 "현재 남아있는 사람중에 내년 총선 출마를 계획하고 있는 비서관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불출마에 있어서 나도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당시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면서 여권은 이번 총선에 쓸 수 있는 카드는 모두 다 꺼내야 하는 상황이다. 임 실장도 그 카드중 한 명이다. 임 실장이 청와대에 입성하면서 내놓은 '분당을' 지역구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당선되면서 '그냥 있을 순 없다'는 안팎의 종용도 계속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당에서 임 실장의 출마를 적극 권유할 가능성이 크다"며 "본인의 뜻도 중요하겠지만 한 석이 아쉬운 상황에서 현실적인 대의명분을 거스르기도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임 실장이 출마할 경우 옛 지역구인 분당을을 선택할지, 상징성이 강한 여타 접전지역을 선택할지도 당에게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출마하면, 임 실장이 도지사 재보선에 나갈 수 있다는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임 실장 측근들은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한다. 오히려 지금의 '안철수 바람'이 계속 불 경우, 여권 대선후보로 직접 나설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임 실장은 16·17·18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이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시절과 당선인일 때 비서실장으로 일했으며, 작년 7월 대통령실장을 맡았다. 행정고시 24회에 합격해 재정부와 청와대를 오가며 20년 가까이 공직생활을 했고 여의도연구소장,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의장, 노동부장관을 역임해 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점이 강점이다. 특히 류우익, 정정길 전 대통령실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고 참신한 이미지를 갖고 있어 잠재적 대권후보라는 말을 들어왔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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