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정부가 B형 간염예방백신도 북한에 지원하기로 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에 우리 측이 제공한 대북 인도적 지원금 중 미집행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한 가운데 '대북 유연화 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15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류우익 신임 통일부 장관이 대북 유연화 조치를 처음 언급한 것은 지난 9월19일 기자간담회에서였다. 당시 장관 내정자 신분으로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필요하다면 유연성을 낼 부분이 있는지 궁리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던 그는 이후 취임식, 국정감사 등 대외적으로 발언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유연성 발휘'를 반복적으로 언급해왔다.
류 장관이 취임 이후 단행한 유연화 조치는 상당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 취임 1개월째 되던 지난달 19일에는 개성 만월대(고려 왕궁터) 사업이나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 등 더욱 적극적인 사회문화교류 사업의 재개도 승인하겠다고 발표했다. 공단 내 신축공사 재개 허용, 공단∼개성시(4.5㎞) 출ㆍ퇴근 도로 개ㆍ보수, 소방서ㆍ응급의료시설 건립, 북측 근로자들의 출ㆍ퇴근용 버스 노선 확대 등이 포함된개성공단 활성화 조치에 대해서는 일각에서 '5ㆍ24조치의 부분적 완화'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정부는 작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태 이후 정부 자금이 들어가는 대북지원을 전면 중단했다. 취약계층을 위한 의약품 등은 전용 우려가 없는 물품이었지만 남한을 무력 도발한 북한에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여론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그러나 이 같은 남측의 대북 유연화 조치와 신임 통일장관에 대해 아직 대외적으로 한번도 언급한 적이 없을 정도로 관망으로 일관하는 분위기다.
일부 전문가는 북한이 오히려 반응을 내놓지 않는 것 자체가 류 장관에게 운신의 폭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북한이 류 장관에 대해 적지잖은 기대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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